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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 벽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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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 벽 사라져

입력
2002.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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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출신이 펀드의 운용전략을 짜고, 펀드매니저가 업종을 나눠 종목을 분석하고…'최근 증권사에서 운용사로 자리를 옮겨 펀드운용에 관여하는 소위 '퍼널리스트(펀드매니저+애널리스트)'가 늘고 있는 등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간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또 운용사들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아예 업종을 할당하는 '섹터매니저(업종별 펀드매니저) 제도'를 도입하는 추세다.

퍼널리스트의 원조는 지난 3월까지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으로 근무했던 미래에셋투신운용 이종우 운용전략실장. 그는 펀드매니저들이 실전에 이용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매매 타이밍과 종목별 비중을 결정해 주식운용팀에 권고한다. 주식을 실제 사고 팔지만 않을 뿐 사실상 운용을 하는 셈이다. 그의 뒤를 이어 지난 5월 굿모닝증권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했던 홍춘욱 수석연구원이 한화투신의 리서치팀장으로 옮겨갔고, 지난달에는 현대증권에서 통신장비를 담당했던 최인호 애널리스트가 굿모닝투신의 조사분석팀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애널리스트 출신이지만 운용전략을 세울 때는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가급적 멀리한다. 이종우 실장은 "보고서에 있는 회사 사정만 참고할 뿐, 적정주가가 어떠니 하는 말들은 무시한다"며 "증권사 리서치는 이론에 치우친 반면, 운용사는 실전을 담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애널리스트들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0만∼80만원으로 외치는 것을 보고 우리는 삼성전자 비중을 줄일 때라고 판단했다"며 "다시 살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고 말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을 별도로 스카우트하지 않는 운용사들은 자체 펀드매니저들을 업종 전문가, 즉 섹터매니저로 육성하고 있다. 현대투신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업종를 할당해 기업탐방, 매수종목 리스트 작성, 매수·매도 여부 결정 등의 권한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 업종을 담당하는 펀드매니저는 전자업종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권고를 다른 펀드매니저들에게 할 수 있고, 다시 통신업종 담당 펀드매니저의 권고를 받아 자신에게 할당된 운용자금을 굴리게 된다. 현투 성금성 이사는 "사실상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의 개념을 없앴다"며 "이는 펀드운용을 한 개인의 우수함이 아니라 분업화된 팀제로 운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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