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생의 몸으로 들어온 남편의 영혼 vs. 딸의 몸으로 들어온 엄마의 영혼.영화 '중독'(제작 씨네2000)의 줄거리가 알려지면서 일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비밀'(창해 발행, 1999년)과의 유사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충무로의 한 영화관계자는 "'중독'이 등장인물과 결말을 바꾸기는 했지만 엄연히 '비밀'을 베낀 작품"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안될지라도 도덕적으로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밀'은 죽은 엄마의 영혼이 딸의 몸으로 들어와 딸과 아버지가 마치 부부처럼 지낸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소설로 일본에서도 크게 히트했고, 일본 방송사인 TBS가 영화로 제작해 1999년 10월 일본 전역에서 개봉했다. '철도원'의 주인공인 일본 아이돌 스타 히로스에 료오코가 주연을 맡았다. 국내에도 영화가 수입된 상태. 영화 수입사 관계자는 "'중독'의 시나리오를 읽지는 못했으나, 빙의라는 소재가 같아 '중독' 개봉 전인 10월 11일에 먼저 개봉할 예정"이라며 "두 영화를 비교해보면 얼마나 비슷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밀'의 한국측 저작권 대행사인 신원에이전시는 "방송사, 영화사들로부터 영화 저작권을 사고 싶다는 의뢰가 많이 들어왔으나, 이미 프랑스(뤽 베송)에 판권이 팔린 상태였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며 "씨네2000에서도 의사를 타진해 왔으나, 역시 구체적인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작사도 영화 '중독'을 위해 '비밀'의 저작권 구입을 추진했었다는 얘기.
이에 대해 씨네2000 관계자는 "(표절시비로부터) 안전하게 가고 싶어 저작권을 알아본 적은 있으나 '중독'은 '비밀'과는 완연히 다른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작가 변원미씨도 "처음 아이디어를 낸 것은 영화사이며, 빙의와 놀라운 반전에 마음이 끌먀려 작품을 완성하게 됐다"며 "줄거리만 보면 유사성이 있지만 영화가 개봉하면 전혀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TBS에서도 한국에서 '비밀'과 유사한 영화를 제작한다는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자칫 '중독'으로 두 나라가 표절 공방에 휩싸일 가능성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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