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이후 미국인들은 환경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려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면 비애국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우리가 지구를 더욱 악화되도록 내버려 둔다면 테러리스트들이 승리하는 셈입니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을 테니까요."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영국의 세계적인 인류학자 제인 구달(68) 여사가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지구정상회의에 참석해 환경문제는 외면하다시피하는 미국을 비판했다.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하느라 환경에 대한 관심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는 것이다.
구달 여사는 세계화 반대를 부르짖는 시위대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그 분들의 대의에는 저도 동감해요. 하지만 그런 에너지를 토론과 만남에 쏟아야지 과격한 환경주의자들을 부추길 필요는 없지요." 그는 "이번 회의에서 대단한 정치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지는 않는다"면서도 "서구 세계의 탐욕에 이제 질릴대로 질린 만큼 모두가 힘을 합할 때"라고 말했다.
구달은 26세 때 아프리카 탄자니아로 건너가 40년 가까이 침팬지와 함께 살며 연구했다. 지금은 1년에 300일 정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환경 및 아프리카 야생동물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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