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5주기가 31일로 다가온 가운데 영국인들의 다이애나비 추모 열기가 의외로 저조한 반면 영국 왕실은 신뢰를 회복해 가고 있어 대조적이다.다이애나가 마지막으로 머물던 켄싱턴 궁을 찾는 이가 크게 준 데서 추모 열기가 썰렁한 것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하이드 파크에 세우기로 한 그녀를 위한 기념물도 지난달에야 승인이 날 정도로 관심이 적다.
다이애나비가 영국인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은 이브닝 스탠더드의 여론 조사에서 분명히 나타났다. 5년 전 다이애나 사망 당시 수백만 명의 시민이 손에 꽃을 들고 추모행사에 참가한 데 대해 응답자의 52%가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라고 한 반면, 46%가 '병적인 흥분 상태였다"고 답했다. 다이애나 기념일을 만들자는 데 찬성을 표시한 사람은 19%에 불과했다.
6월 초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50주년을 기념한 궁정 팝 콘서트의 열기가 보여주듯 영국 왕실은 다이애너 사망 당시의 '차갑다' '국민들과 괴리돼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났다.
찰스 왕세자도 지난달 영국 최대 에이즈 단체에 지원 의사를 밝히는 등 진지하고 열심히 일하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심어가고 있다. 여론 조사에서도 찰스 왕세자가 국왕으로 즉위하고 연인인 카밀라 파커 볼스와의 결혼이 용납되어야 한다고 한 사람이 51%에 달했다.
다이애나 사망 직후인 97년 9월에는 66%가 "카밀라와 재혼하면 찰스의 왕위 계승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왕실 전문가들은 카밀라가 찰스를 행복하게 해주는데다 윌리엄과 해리 두 왕자에게도 완벽한 양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어 인심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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