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문화는 무엇일까? 한국적인 것은 진정 무엇일까? 무엇이 정말 고유한 것일까?한국인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 내가 3년 동안 이 곳에 살면서 느낀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 문화 역시 95%이상이 수입된 것이라는 사실을 대부분이 애써 모르는 체하는 것 같다.
가장 기본적인 언어를 예로 들면 한국어는 중앙아시아 언어 계통인데 어휘의 절반이 한자다. 종교를 보더라도 한국의 기독교는 북미의 선교사들에 의해 전파된 것인데, 이렇게 많은 십자가 목걸이를 나는 한국에서 처음 보았다. 불교 역시 인도에서 건너와 한국화 되었다. 산신을 위해 세워진 산신각은 오랜 무속신앙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유교는 중국에서 수입되었지만, 한국은 중국 못지 않은 유교국가이다. 어른에 대한 공경이 사회적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유한 한국 음식은 무엇일까. 한국인들은 김치와 불고기를 들겠지만 잠시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기억에 남는 것은 마요네즈를 넣은 샌드위치, 스위트 콘이 들어간 피자, 돈가스 같은 것들이다. 한국인들은 이를 서양 음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관광객들은 어느 나라에도 없는 '한국 음식'이라 생각할 것이다. 한국은 또 식민지 치하에서 일본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주소체계와 같은 것이 그렇다.
모든 문화는 복합적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나만의 '고유한' 문화에 집착한다. 혈연에 대한 숭배에 가까운 태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인은 외국인과의 '피를 섞는' 결혼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데, 이는 독일의 나치를 연상시킨다. 사실 민족 간의 DNA 구조적 차이가 같은 민족의 두 사람 사이의 차이보다도 적다.
'민족적 자부심'이란 '분리와 차별'의 또 다른 표현이다. 동전의 양면에 불과하다. 아시아에서 온 노동자들은 한국의 고용주들로부터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고 있다. 반면 서구인에게는 매우 우호적이다. 한 영자신문에서 '외국인만을 위한 아파트'라는 광고 문구를 보았는데, '민족 차별'이 금지되어 있는 스웨덴이었다면 사법적 조치를 받았을 것이다. 나는 복합적인 한국 문화를 사랑한다. 하지만 이슬람이나 서구의 '소수자들'에게도 관용을 베풀었으면 한다.
스벤 울로프 울손 /스웨덴인 한국외대 스칸디나비아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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