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고교야구 왕중왕을 가리는 제32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한국일보사 (주)일간스포츠 대한야구협회 주최, L'텔레콤 우리은행 협찬)가 25일 천안북일고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56개 전국 고교 팀이 모두 출전한 이번 대회는 집중호우로 예정보다 7일이나 늘어난 24일의 대장정 동안 고교야구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잇따라 쏟아냈다.천안북일고의 지존 등극
올 고교야구 마지막 전국대회인 이번 봉황대기는 광주일고와 더불어 고교야구 판도를 양분해온 천안북일고가 명실상부한 고교야구의 지존으로 등극하는 자리가 됐다. 대통령배 청룡기(광주일고), 황금사자기 화랑기(천안북일고)를 나눠 가지며 상대전적도 1승1패를 기록한 두 팀은 대회 8강전에서 자존심을 건 일전을 벌였다. 결국 광주일고를 누른 천안북일고가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천안북일고는 특히 처음으로 봉황대기 정상을 4차례 제패한 팀으로 기록됐다.
흥미진진한 타격전
올해도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져 경기마다 홈런과 안타가 시원스럽게 터졌다. 지난해 53경기서 106개(경기당 2개)가 나왔던 홈런은 올해는 162개가 쏟아져 경기 당 2.95개를 기록했다. 고교생 타자들의 체력증진과 알루미늄배트의 탄력도 성장이 가장 큰 이유. 각 팀 에이스 투수들이 세계청소년대회 등에 출전하느라 마운드에 서지 못한 것이 또다른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 경남고 외야수 박효준은 10일 춘천고전에서 대회 2번째, 고교 통산 5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했다.
파란의 속출과 깜짝 스타
가장 짜릿한 이변 드라마를 연출한 팀은 등록선수가 13명에 불과해 선수 대부분이 더블포지션을 소화해야 했던 분당 야탑고. 1997년 창단된 야탑고는 다른 팀 인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적 열세와 단 2명을 제외하고는 1, 2학년 선수들로 구성된 경험 부족에도 불구하고 강호 성남고를 누르고 창단 5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대회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대회가 배출한 최대의 스타는 천안북일고 좌완 김창훈(2학년)이 꼽힌다. 15일 부산고와의 2회전서 4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의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인 김창훈은 19일 신일고전과 21일 광주일고전에서 잇따라 구원승을 올린 데 이어 25일 중앙고와의 결승전서 승리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고교생 답지 않게 볼 끝이 묵직하고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벌써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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