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환경과 빈곤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지구정상회의가 10년 만에 다시 열렸으나 부국과 빈국,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에 의견 차가 심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은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개막식을 가진 후 주제별 본회의에 들어가 보건과 생물다양성 등을 주제로 첫날 토론을 벌였다. 각국 대표들은 열흘 간의 회의에서 정부간 협상을 통해 향후 10∼20년 간 국제사회가 추진해야 할 '지속가능 발전 이행계획'과 정치적 실천의지를 담은 '정상회의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개발도상국 모임인 77그룹 국가들은 25일 비공개 회의를 갖고 선진 부국에 대해 더욱 폭 넓은 시장 접근 허용, 농업 보조금 삭감, 개도국에 대한 원조 확대 등을 요구하기로 하는 등 공동의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미국과 EU는 이런 사안들이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 협의 당시 다뤄졌다며 이번 회의에서 이슈화하는 것에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빈곤 구호와 관련된 현안들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측은 이번 회의 결과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거부하고 있다.
이때문에 그린피스, 월드워치, 세계야생보호기금(WWF)등의 N'O들은 협상해야 할 사안들의 수와 논의 일정, 목표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회의가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조짐도 있다. 카스텐 스타우어 덴마크 국무장관은 "대기 분야에서의 협상이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밝혔으며, 미국 대표인 존 터너 국무 차관보는 시한이나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통상 및 재정분야의 초안에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 터너 차관보는 그러나 "최종 문서는 부차적인 것이며 우리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해 이행계획과 선언문을 평가 절하했다.
앞서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은 환영 메시지에서 "세계는 10년 전 리우 정상회의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난과 불평등, 환경악화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향한 길에 도사리고 있는 '지구촌의 아파르트헤이트(차별)'를 극복하기 위해 단결하자"고 촉구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 "회의에 참가한 각국 정상들과 참가자들이 경제 사회 환경 분야에서의 개발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노벨상 수상 과학자 30명을 포함, 세계의 과학자 100명도 각국 정상들에게 지구를 재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 보호, 생물 서식지 보호, 기후변화 대처, 물과 화석 연료의 소비 축소 등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회의 개막에 맞춰 반세계화 그룹, 짐바브웨의 토지 약탈자등 세계 각국의 활동가 수천명도 요하네스버그에 도착, 회의를 봉쇄할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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