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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생전에 소월 후손 도왔다/소월 셋째아들 정호씨 사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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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생전에 소월 후손 도왔다/소월 셋째아들 정호씨 사연 공개

입력
2002.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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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1914∼2000) 시인이 생전에 김소월(1902∼1934) 시인의 아들과 손녀를 도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소월의 셋째 아들 정호(70)씨는 계간 '시로 여는 세상' 가을호에 실린 인터뷰 '시인의 유가족 어떻게 사나-김소월' 편에서 미당이 소월의 피붙이에게 도움을 주었던 사연을 공개했다. 김씨는 3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19세 때 인민군으로 참전했다가 붙잡혀 반공포로로 남한에서 살아왔다.1960년대 호구지책으로 음반 외판을 하던 김씨는 어려움 끝에 평소 자신을 격려했던 미당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김씨는 미당이 "소월시를 아끼고 그 혈육을 아끼는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시켜 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당 선생도 한두 번이지 번번이 소개시켜 주기가 쉬운 일은 아니어서 길게 할 일이 못 되었다"고 김씨는 회고했다. 1967년 김씨는 미당의 주선으로 당시 예술원 회장이던 소설가 월탄 박종화를 만나 취직을 부탁했다. 월탄과 미당, 시인 구상 등은 연명으로 이효상 당시 국회의장에게 추천서를 냈고, 김씨는 국회 총무부서에서 8년여 일할 수 있었다. 김씨는 또 "미당이 딸의 고등학교 학비도 거의 대줬다"고 말했다. 김씨의 딸 은숙씨는 미당의 주례로 1986년 결혼해 현재 충남 아산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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