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지휘자 임원식(林元植)씨가 26일 오전9시 서울 아산병원에서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83세. 고인은 우리나라 교향악 역사의 증인이자 음악교육의 대부였다. 1942년 도쿄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한 그는 45년 만주 하얼빈교향악단에서 지휘자로 데뷔했으며, 해방 후 최초의 교향악단인 고려교향악단 초대 상임지휘자로 일하다 48년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음악학교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당시 그가 뉴욕에 내리자 뉴욕타임스에 '한국에서 첫 유학생 도착'기사가 실리기도 했다.귀국 후 56년 KBS교향악단 초대 상임지휘자로 부임, 15년간 이끌었으며 84∼92년 인천시향 초대 상임지휘자를 지냈다. 이남수, 원경수, 박은성, 금난새, 장윤성 등 오늘날 국내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주요 지휘자들이 모두 그의 지도를 거쳐갔다.
전쟁 중이던 53년 국내 첫 예술학교인 서울예고 설립을 주도한 데 이어 66년 중등과정인 예원학교를 만들어 75년까지 두 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일하면서 예술교육의 주춧돌을 놓았다.
스포츠광이기도 했던 그는 한국지휘자협회 명예회장, KBS교향악단 명예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최근까지 지휘대에 서는 노익장을 과시했으며 음악 발전에 헌신한 공로로 서울시문화상, 예술원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고순자(高順子·69)씨와 경원(璟媛·48·바이올리니스트) 혜원(惠媛·44) 영석(英錫·40)씨 등 2녀1남. 발인은 30일 오전10시, 장지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 공동묘지. (02)3010-2270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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