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으려는 분들에게 달려갑니다."용인대 동아리 '스포츠마사지 연구회'는 요즘 전국 시골마을에서 쇄도하는 러브콜로 고민이 적지 않다. 이들의 '손맛'을 잊지 못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의 재방문 요청때문이다.
연구회는 1983년 창설이후 해마다 2∼3차례, 지금까지 50곳이 넘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벌였지만 도움을 요구하는 곳은 여전히 넘쳐나고있다.
올해는 6월 24일부터 7월 3일까지 전북 남원농협에 둥지를 틀고 지역 주민 1,500여명에게 마사지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학생들이 하는 마사지는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 탓인지 처음에는 호응이 적었던게 사실. 그러나 회원 30여명 중 80% 가량이 1∼2급 마사지 자격증을 소유할 정도의 수준급 실력은 이내 인정받았다. 봉사활동을 한 지 얼마되지 않아 연일 밀려드는 주민들을 돌보느라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
환자 1명당 최소한 30분 마사지를 해야 해 하루 평균 200명 이상을 돌보다 보면 저녁때는 파김치가 될 정도. 고맙게 여긴 주민들이 옥수수 수박 감자 등 작은 정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고사한다. 순수한 봉사활동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기 위해서이다.
봉사활동 경비는 1인당 4만∼5만원씩을 갹출해 충당하고 있다. 연구회 허우현(許祐賢·25·태권도학과 4) 회장은 "꾸준히 마사지를 받은 어르신들이 고맙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는 부모님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 마사지는 원래 운동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피로한 근육을 회복시키거나 다친 부위 재활을 목적으로 개발된 안마나 지압을 총칭하는 말. 그러나 최근 일반인은 물론 지체장애인 재활에까지 확대되면서 대중화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손으로 근육과 관절을 풀어줘 고통이 적으면서도 요통 관절염 오십견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
한때 어감에서 오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골머리를 앓기도했지만 동아리를 거쳐 사회에서 활약하는 마사지사들이 늘면서 오해는 이제 거의 해소됐다.
연구회의 선행은 학기중에도 이어진다. 학교 인근 무료양로원과 지체장애아 수용소 등을 매주 방문하는 일을 빼놓지 않고있다.
백남섭(白南燮·43·체육학과)지도교수는 "1주일에 3∼4회 동아리방에서 마사지 기법을 갈고 닦느라 고되지만 즐겁게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대견스럽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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