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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러 국제컨소시엄 합의/"철의 실크로드" 궤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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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러 국제컨소시엄 합의/"철의 실크로드" 궤도에

입력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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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 블라디보스토크 정상회담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 사업의 재원 확보 방안까지 논의함으로써, '철의 실크로드'로 통하는 이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고 있다.북·러 정상의 이번 논의는 27일 서울서 열리는 남북 경협추진위 2차 회의의 핵심 의제인 철도 연결공사 착공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이 제의하고 김 위원장이 호응한 국제 컨소시엄 구성은 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사업의 성격과 수 십 억 달러에 이르는 재원의 규모 때문에 불가피한 방안이다. 컨소시엄이 지향하는 1차 목표는 바로 TSR―TKR 연결의 최대 난제인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이다. 이는 국제자본의 대북 직접투자를 의미한다.

러시아가 지난해 철도 전문가 200명을 동원해 평강―원산―나진―두만강 등 경원선 781㎞에 대해 정밀 실사한 결과, 북한 철도는 한마디로 '사용 불가'였다. 러시아는 화물열차의 속도를 60∼80㎞/h로 끌어올려 상업성을 확보하자면 신설에 버금가는 철도 재건이 필요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러시아는 또 북한의 철도재건을 위해 겐나디 파데예프 철도장관이 24일 김 위원장을 환송한 후 언급한 것처럼 크게 3가지를 상정했다. 북한 내 철도를 남북한의 철로 궤도인 표준궤(1,435㎜)나 TSR 궤도인 광궤(1.520㎜)로 건설하거나, 광궤와 표준궤를 혼합하는 방식이다. 러시아는 경제적, 기술적 검토 끝에 이 3가지 방식 중 표준궤 재건 쪽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고, 올 초 두 궤도가 만나는 북·러 국경역 하산에서 궤도 조정 실험을 실시했다. 러시아는 표준궤 건설 비용과 공사 소요기간을 각각 700억 루블(약 22억5,000만 달러)과 3∼5년으로 추산하고, 철도 연결 후 11년 후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건은 북한 철도 재건 자본 확보 방안이다. 파데예프 장관은 일본과 중국,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컨소시엄 구성을 언급했지만, 러시아가 가장 기대하는 국가는 바로 최대 이해 당사국인 남한이다. 러시아 일부에서는 남한이 거부할 경우 남한의 대러 채권 19억 5,000만 달러를 러시아의 대북 채권 55억 달러로 상쇄하면서 북한 철도사업에 투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을 정도이다.

북·러 정상의 TSR―TKR 연결에 대한 논의 수준과 김 위원장의 실천의지는 1차적으로 남북 경협추진위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이동준기자 d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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