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李正淵)씨 병역비리 의혹과 관련, 김대업(金大業)씨가 증거로 제출한 녹음테이프에 대해 '판단 불능'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ㆍ朴榮琯 부장검사)는 23일 대검 과학수사과의 분석 결과 녹음 테이프의 목소리가 김도술(55) 전 국군수도병원 주임원사의 것인지 판단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녹음테이프가 의도적으로 편집ㆍ조작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대업씨로부터 녹음테이프 원본을 입수, 재감정을 신청키로 했다. 김씨는 "캐나다에 있는 동생에게서 국제우편으로 원본 테이프를 받아 2~3일 안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미국 체류 중 최근 잠적한 김 전 원사의 소재를 추적하는 한편 가족 등을 통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대검 과학수사과는 이날 "감정자료(김대업씨 제출 테이프)와 비교자료(김도술씨와 검사간 국제전화 녹음테이프)에 녹음된 음성의 동일인 여부는 자료부족과 음질상태 불량으로 판단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녹음이 의도적으로 편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감정결과를 서울지검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양쪽 목소리에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고 합동수사본부 이명현(李明鉉) 소령도 '김도술씨 목소리가 맞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정연씨에 대한 군검찰의 내사사실을 폭로했던 유관석 소령을 소환, 1998~99년 합동수사본부의 정연씨 내사 여부와 수사자료가 담긴 디스켓과 진술서의 존재 여부 등을 조사했다.
유 소령은 "정연씨 내사자료를 디스켓에 보관했으며 군 내부 갈등으로 수사가 중단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연씨 병적기록표가 3명의 필체로만 작성된 것이 통상의 경우와 다른 데다 기록표에 찍힌 일부 고무인과 도장에도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부분에 대한 규명작업에도 착수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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