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위기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중국 후난(湖南)성 둥팅(洞庭)호 주변 주민 60만 명이 23일 긴급 대피했다.11일부터 계속된 폭우는 이틀째 그친 상태지만 불어난 양쯔강(揚子江)물이 둥팅호에 도달하는 25일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둥팅호로 흘러드는 샹장강(湘江) 등 2개 하천의 수위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후난성 성도인 창샤(長沙) 홍수통제본부는 이날 “둥팅호 제방이 무너지면 1,000만 명이 살고 있는 인근 지역이 물에 잠긴다”면서 “현재 군과 주민 약 100만 명이 호수 주변 1,800㎞에 걸쳐 모래주머니 등을 쌓으며 홍수와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후난성은 4,150여명의 희생자를 낸 1998년 대홍수 이후 처음으로 홍수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중국군 1만여 명은 물이 새는 제방 46개 지점을 막고 있다. 둥팅호는 현재 위험수위를 27m나 넘어선 34.26m로 1998년 대홍수 이래 최고 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홍수로 339개 마을과 5개 현이 물에 잠긴 후난성에서는 200여명이 숨지고 84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2만7,000여채의 가옥이 침수됐으며 12억여평의 농경지가 홍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국제적십자사는 22일 의약품 식량 식수 텐트 등 54만5,000달러 어치의 구호품을 후난 지역에 전달했으며 인근 성에서도 340만 달러 상당의 구호품이 도착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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