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3일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의원의 '검찰의 병역 문제 쟁점화 요청'발언 파문과 관련,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데 대해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양당의 대치가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한나라당은 이날 소속의원 139명 전원의 이름으로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냈다. 한나라당은 건의안에서 "소위 병풍(兵風)은 치밀하게 준비된 정치공작이며, 그 중심에 김정길 법무장관과 박영관(朴榮琯) 정치검사가 있다"주장한 뒤 "김 장관은 박 검사를 비호하는 등 직무를 유기하고 권한을 남용, 검찰의 공정성을 훼손하였으므로 해임 교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28일 본회의에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나라당은 28일 본회의 보고 후 29, 30일 중 해임건의안을 표결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3,4면
한나라당은 이날 청와대 입구에서 집회를 갖고 ▦대통령 사과 ▦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 ▦ 정치공작 즉각 중단 등을 요구했으며 최연희 으원 등이 조순용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6개항의 공개요구서를 전달했다.
이에 앞서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청와대가 정치공작을 부인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것"이라며 "모든 공작은 대통령의 뜻이고 총괄지휘는 박지원 비서실장이 한다"고 청와대를 공격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한화갑(韓和甲) 대표 주재로 '정국상황비상대책반회의'를 열어 "한나라당의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은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비리와 은폐의 본질을 호도하고 새로운 쟁점을 만들어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며 이를 강력 저지키로 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되면 법무장관과 검찰 수사팀을 바꿔서 병역비리 수사를 중단시키려 들 것"이라며 "건의안 저지 방법은 추후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이날 "한나라당은 이 후보의 제왕적 권력형 부패를 덮기 위해 총리 인준안을 부결시키려 하고 있고 법무장관 해임안을 내는가 하면 검찰청에 집단적으로 몰려가 시위를 하는 등 국정 혼란을 조성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정균환 총무는 "한나라당이 검찰의 병역비리 수사팀 교체를 요구하다 받아 들여지지 않자 장관을 해임하려는 것은 상식 이하의 짓"이라며 "한나라당이 법무장관 해임안의 강행처리를 시도할 경우 실력 저지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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