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태권도를 처음으로 선보인 재러 태권도인 쪼이 멘 체르(한국명 최명철ㆍ51) 러시아태권도협회 부회장이 한국을 찾았다.14~19일 열렸던 코리아오픈 춘천국제태권도대회 참가차 100여명의 러시아 선수단을 이끌고 방한한 그는 “스포츠를 통한 교류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만큼 교육 문화 등으로 교류의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일제 때 구 소련으로 징용돼 정착한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고려인 2세. 그는 레닌그라드체육대를 졸업한 뒤 건축기사와 가라데 사범 등의 일을 했다. 88서울올림픽 때 방송을 통해 태권도가 우리의 국기란 것을 알고 가라데를 버리고 태권도로 전향, 러시아어로 된 태권도 규정집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태권도 보급에 힘쓰고 있다.
“이번 한일 월드컵을 통해 러시아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번 방한의 또 다른 목적은 국내기업 및 방송관계자들과 러시아TV를 통해 방영될 한국 소개 프로그램 제작을 협의하기 위한 것. 그는 92, 93년 러시아 최대 방송국 중 하나인 오스딴끼나 방송국 취재단 일원으로 방한, 한국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활약하기도 했다.
지난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때 러시아측 통역관으로 일했고, 태권도를 인연으로 삼성그룹 현지 고문직도 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앞으로 양국 교류에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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