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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서리 인사청문회 / 각당 기류·시민단체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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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서리 인사청문회 / 각당 기류·시민단체 반응

입력
2002.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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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서리 누구인가9일 취임한 장대환(張大煥ㆍ50) 총리서리를 지켜본 총리실 직원들은 CEO 다운 장 서리 스타일을 자주 언급한다.

직원들은 “장 서리는 보고때 격식과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직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보고와 의사결정을 신속히 하는 사기업에 몸담았던 CEO답다는 얘기다. 또 “겸손한 태도로 국정에 임한다”고도 전한다.

장 서리는 국무위원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상당히 의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장 서리가 취임 후 국정을 일일이 챙기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매우 표피적일수 밖에 없다.

아무래도 그의 진면목은 엘리트 코스를 밟으면서 언론사 사장으로 일했던 과거를 들춰야만 드러난다. 장지량(張志良) 전 공군참모총장의 아들로 경기고와 미 뉴욕대를 졸업한 장 서리는 매일경제신문 창업자인 고 정진기(鄭進基)씨 외동사위로서 1988년부터 총리서리 취임 전까지 매경 사장직을 맡아왔다.

장 서리는 경제전문지 사장답게 재계인사들과 폭넓은 교분을 갖고, 재계 2세 모임인 경영연구회 초대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유창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사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현 뉴욕시장 등과 친분관계를 쌓았다.

그는 미래의 경쟁력은 지식과 정보에서 나온다는 지식경제론을 주창했고, 이를 계기로 1999년 매경 주최 지식기반경제 국민보고 대회에 참석했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매경 직원들은 그가 회사운영에서 뼈대만을 세울뿐 세세한 내용은 관여하지 않는다고 그의 조직운영스타일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경영마인드를 강조하다 보니 “기자들을 지나치게 비즈니스 중심으로 끌고간다”도 비난도 받았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총리실 분위기

장대환 총리 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치권의 기류가 심상치 않자 총리실에 비상이 걸렸다.

총리실은 그 동안 언론에서 새로운 의혹이나 문제가 제기되더라도 "장 서리가 청문회에서 직접 해명할 것"이라는 자세를 취했다. 해명이 또 다른 의혹을 낳았던 장상(張裳) 전 총리 서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의혹 제기의 농도가 갈수록 짙어지자 총리실은 22일 부랴부랴 관련 의혹 중 박사학위 취득 과정과 우리은행 대출 문제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했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해져 수수방관만은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이날 해명이 박사학위 취득과정 등에 대해 일부 납득이 가게 했지만 또 다른 의혹을 낳은 측면도 있다. 특히 "장 서리가 사장으로 있던 매경의 정기예금을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는 해명은 "결국 회사 돈으로 은행대출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남겼다.

해명과정에서 매경은 당초 총리 기자실에서 직접 대출금 의혹을 해명하려다 '모양새가 사납다'는 지적을 받고, 해명자료만을 배포하기도 했다.

장 서리는 이번 주 들어 줄곧 집무실에서 청문회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총리실 직원들은 "장 서리는 한 보따리의 서류뭉치를 들고 귀가한다"며 청문회 준비상황을 전했다. 이날 총리실 직원들과 정부 중앙청사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장 서리의 표정은 유난히 어두웠다.

한편 청문회 준비를 맡고 있는 총리 정무비서실은 각 당의 입장을 수시로 점검하면서 정치권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한나라당의 여론조사에서 "장 서리 검증에 정당들이 너무 소극적이다"는 지적이 많았다는 소식에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총리실 직원들은 이날 공식적으로 내놓은 해명 외에는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총리실은 지금 살얼음판을 걷는듯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이영섭기자

■참여연대 "張서리 인준 반대"

장대환 총리서리에 대한 평가를 유보해온 시민단체들은 최근 여러 의혹이 표면화하면서 뚜렷하게 비판적인 입장으로 바뀌고 있다.

참여연대는 장 총리서리의 국회 인준 반대 입장을 분명히하고 22일 성명 발표오 함께 인준반대 의견서를 국회에 전달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장 총리서리에게 ▦ 부동산 투기 의혹 등 56억원에 달하는 재산형성 과정과 ▦ 한빛은행 39억원 대출에 관한 의문점 등 27가지 항목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보냈지만 답변이 없었다”며 “이번 인사청문회가 철저한 검증없이 요식절차로 흐른다면 ‘장 상(張 裳) 총리서리는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낙마한 것’이라는 여성계 주장이 정당성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23일부터 시민배심원단을 구성, 본격적인 자질 검증작업에 들어가는 경실련의 고계현(高桂鉉) 정책실장도 “장 총리서리를 둘러싼 의혹들은 장 상 총리서리 때보다 규모가 더 큰 만큼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도 더 크다”고 말해 역시 비판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한국여성단체연합도 성명을 통해 “장 총리서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와 언론 등의 검증작업이 장 상 총리서리 때처럼 엄격한 잣대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밝혀 국회 검증과정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정치권 부정견해 확산

정치권에서 장대환 총리서리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한나라당 인사청문회특위 위원들은 "검증 준비를 하면 할수록 문제점이 쏟아져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한나라당은 장상 전 총리서리에 이은 두 번 째 총리 임명동의안 부결을 부담스럽게 여겨왔지만 22일부터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분위기다.병역 비리 의혹 수사를 둘러싼 정국 대치가 격화하면서,오히려 임명 동의안 부결이 정국 주도권 장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한나라당이 아예 당론으로 동의안에 반대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민주당은 "장 서리가 법률,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며 동의안을 통과 시킨다는 원칙을 밝혔다.그러나 장 서리의 부동산 투기의혹,보험료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인준 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장상 지명자 때처럼 내부 이탈표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함승희 의원은 "부동산 투기,펀드조정 의혹 등이 심상치 않다"며 "답변에서 위법 부분이 나올까 곤혹스럽다"고 우려했다.이종걸 의원도"의혹이 부풀려진 측면도 있지만,지켜봐야 겠다"고 말했다.

자민련은 "철저히 검증하고,국민여론에 따라 찬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원칙론속에 자유투표 방침을 정했다.

최성욱기자

고주희기자

■매경 '張서리 감싸기'

매일경제신문이 장대환 총리서리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23일자에 총 3개면에 걸쳐 조목조목 해명하고 나서 '신문의 사유화'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이 사주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온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매경의 장 총리서리 감싸기는 신문의 사유화를 반증하는 것으로 도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매경은 이날 1면에 '음해성 인신공격 선 넘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장 서리에 대한 의혹제기가 사실확인도 없이 마녀사냥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정치권과 다른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반박했다.또 "자녀 위장전입 등 명백한 잘못에 대해서는 청문회를 통해 국민 앞에 솔직히 사과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총리서리의 대변인 역까지 자임하고 나섰다.또 4,5면 2개면에 걸쳐 할애해 장 총리서리의 박사학위 취득경위,엔화차관 대출,38억여원 대출,제2건국위 참여,비전코리아펀드 의혹 등에 대해 항목별로 반박,장 총리서리의 입장을 옹호하는 것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김덕봉 공보수석은 "매경의 해명기사는 총리실과 전혀 상의 없이 나왔으며,장 서리에게 사전에 알려준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총리실 또 다른 관계자는 "장 서리가 이미 각종의혹에 대해 청문회에서 밝히겠다고 한 만큼 매경의 보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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