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2일 병역공방무대를 국회로 옮겨 '사기도박' '파렴치' 등 원색적인 설전을 벌이며 정면 충돌했다.양당은 이날 재해대책특위 구성을 위해 열린 본회의에 공격수로 차출한 초재선 의원들을 5분 발언에 투입, 본안은 제쳐둔 체 무차별 비난전에만 골몰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이해찬(李海瓚) 의원의 '병역문제 쟁점화 요청' 발언을 걸어 "청와대가 배후 조종하는 정치공작이 드러났다"며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의 해임 등을 요구하는 압박전을 폈다.
이에 민주당은 "있는 것을 밝히는 게 무슨 공작이냐"고 반문하며 "한나라당이 검찰수사를 비난하는 것 자체가 병역비리를 자인하는 꼴"이라고 맞섰다.
병역공방 와중에 한나라당은 공적자금과 권력형 비리에 대한 청문회를 요구하고 민주당은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빌라의혹, 97년 대선 당시 '세풍'을 재거론하는 등 유리한 재료를 쟁점화하는데도 부심했다.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이날 "김대중 대통령이 '이회창 죽이기' 공작을 총지휘하게 된 것은 단군이래 최대 부패를 은폐하려는 의도"라며 "김 법무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정치공작의 주구인 박영관(朴榮琯) 서울지검 특수1부장, 김대업(金大業)씨 등을 구속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당 이주영(李柱榮) 의원은 "병풍수사는 '이회창 불가론' 시나리오대로 정치공작이 진행중임을 드러낸 것으로 이해찬 의원은 이를 시인한 솔직한 분"이라고 비틀었다.
이에 민주당 이종걸(李鍾杰) 의원 등은 "병역비리를 밝히는 것이 무슨 공작이냐"고 반문하며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적기록부만 해도 91년 2월11일 제2국민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돼있으나 바로 다음날 신체검사를 받은 것으로 돼있는 등 사후에 조작됐다"고 공격했다.
같은 당 전갑길(全甲吉) 의원은 "이 후보의 가회동 빌라 303호는 측근 이 모씨가 뇌물로 제공했고 사채업과 카드깡 등 반사회적인 일을 하는 사돈은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척이 얻어줬다는 202호 역시 한인옥씨와 외사촌간인 장 모씨의 남편으로 공적자금을 받은 기양건설의 김병량씨가 제공했다는 설이 있다" 고 주장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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