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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조폭형제, 룸살롱 언니들과 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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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조폭형제, 룸살롱 언니들과 한판

입력
200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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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준(윤다훈)과 성대(김민종)는 목포에서 성공해 인천으로 진출한 형제 깡패. 맥아더 동상 앞에서 “인천은 우리가 접수한다”고 큰 소리를 치고, 실제로 토착 조직을 제압했지만, 룸살롱 마담에게 잘못 걸렸다.패밀리아의 룸살롱 마담 오해숙(황신혜)과 호스티스 초희(황인영)가 충성 서약을 하지 않고 폭행죄로 고소하겠다며 배짱을 부리자 형제는 룸살롱 초토화 작전에 들어간다.

조폭과 룸살롱을 액션과 코미디를 적절히 섞는 것은 요즘 충무로 상업영화의 또 하나의 공식. 문제는 흥행이 될만한 요소를 얼마나 제대로 버무렸느냐 인데, ‘패밀리’는 먼저 불쾌감이 앞선다.

‘노팬티’라는 별명이 붙은 초희가 엘리베이터에 타자 털 하나를 집어 들고 그것으로 출신(?)을 조회하는 것부터 유쾌하지 않은데, 다짜고짜 성준이 “한 번 줄래”라고 말한 뒤 초희로부터 따귀를 얻어 맞는 설정에서는 아예 입맛을 가시게 만든다.

속치마만 입은 황인영을 자주 노출시키며 아슬아슬한 각도의 카메라로 시선을 어지럽히는 것도 속이 뻔히 보이는 장삿속이다.

룸살롱 마담과 조폭과의 갈등과 조폭간의 세력 다툼, 인간적인 배신, 여성들의 자매애 등으로 주제가 ‘확산’되고는 있지만 그럴수록 긴장의 밀도는 점점 떨어진다. 갈등을 룸살롱의 불빛처럼 현란하기만 할 뿐,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

등에 유리가 박힌 끔찍한 모습을 비춰주는 강도 높은 폭력성을 조폭끼리 “엄마가 밥투정하지 말랬잖아’ 식의 유아적 대사로 상쇄하는 방식도 언짢다.

배우들의 이름이 아깝다. ‘위기의 남자’ 같은 드라마에서는 비교적 연기력이 돋보였던 황신혜, 연기력은 제자리지만 스타성만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 황인영의 미모, 어느 하나 돋보이지 않는다.

윤다훈의 코믹과 김민종의 카리스마를 염두에 둔 연기도 지지부진. 영화가 소재나 스타의 이름만으로 완성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TV작가 출신의 최진원 감독의 데뷔작. 23일 개봉. 18세 관람가.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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