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주측과 선수노조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구단주측이 노사협상에서 내놓은 카드는 홈구장 수입 배분비율의 확대, 사치세부과, 드래프트제 개선 등 2000년 7월 전문가 집단이 작성한 수지개선을 위한 세가지 방안이 핵심이다.
선수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부분은 홈구장 수입 분배비율과 사치세부과. 사치세부과는 노조에서 1996년에 이미 수용키로 했기 때문에 타협 가능성이 있다. 구단주측이 제시한 부과방안을 지난해 연봉에 적용하면 30개 구단 중 7개만 해당된다.
오히려 홈구장 수입의 공동분배 비율을 높이자는 안이 선수연봉에 영향을 더 크게 미칠 수 있다. 구단주측 안은 각 구단 홈구장 수입의 50%를 모아 전구단에게 공평분배, 구단간 수입격차를 줄여 전력평준화를 도모하자는데 있다.
선수노조도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분배비율을 문제 삼는다. 연봉감소로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경제학자는 이 안이 선수연봉에 미칠 영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뉴욕 양키스의 한 스타플레이어가 구단에 벌어주는 돈이 한해에 2,000만달러라면 구단주는 1,800만달러를 연봉으로 지급해도 200만달러의 이익이 발생한다.
그런데 선수가 벌어주는 수입의 50%를 공제하면 이 선수의 가치는 1,000만 달러로 추락한다. 양키스의 경우 전체 공제금에서 돌려 받을 액수는 적기 때문에 200만달러의 이익을 남기려면 연봉을 800만달러로 낮출 수밖에 없다. 선수노조가 반대하는 이유다.
선수노조가 전력평준화를 도모한다는 구단주측의 취지 뒤에는 타 종목의 샐러리캡을 원용, 연봉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 이 때문에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파업까지 가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리그가 중단되면 구단주측이 하루에 입는 손실이 210억원에 달하지만 선수측이 감수해야 할 연봉손실도 하루 144억원으로 만만치 않다.
월드시리즈를 못하게 되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수천억원의 손해배상금을 폭스TV에 물어야 한다. 또 양측은 억만장자와 백만장자의 다툼으로 보는 팬들의 시각도 신경 쓰일 것이다.
/정희윤 (주)케이보스 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