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경(李容璟) KT 신임 사장이 SK텔레콤과의 상호 보유지분 맞교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KT가 보유중인 SK텔레콤 지분 9.27%를 국내외 원매자에게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이 사장은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KT와 SK텔레콤이 각각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묶어두고 있는 것에 대해 외국 주주들의 불만이 많다”며 “KT는 상호 지분을 서둘러 상쇄하려고 하지만 SK텔레콤은 협상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회사가 주식 맞교환 원칙에만 합의하면 주식신탁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SK텔레콤이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경우에는 원매자를 찾아 SK텔레콤 주식을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의 발언은 이달 초 표문수(表文洙) SK텔레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KT와의 주식 맞교환은 법규정 때문에 불가능하고 KT는 대안이 없으면서 서두르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던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간담회에 배석한 남중수(南重秀) KT 재무실장 역시 “SK텔레콤이 KT의 주가가 떨어졌다는 점을 들어 ‘손해보고 팔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주식 교환은 두 회사 주식을 교환비율에 따라 맞바꾸는 것”이라며 “SK텔레콤 주가가 KT 보다 더 떨어졌기 때문에 맞교환을 하면 SK텔레콤이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용경 사장은 또 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책과 관련, “주주들이 원하는 것은 자사주 취득후 소각, 배당금 증액, 부채삭감 등의 순”이라며 “자금운용에 여유가 생기면 주주들의 요구에 적극 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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