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사망한 허원근(許元根) 일병의 자살 조작사건 당시 사건 은폐를 위해 대대급 간부까지 참여한 대책회의가 열렸고, 허 일병의 피살현장을 목격한 사병들을 대상으로 알리바이 조작 등을 위한 특별교육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21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중대급 간부들은 근무지 이탈 및 술파티에 대한 문책이 우려되자 허 일병이자살한 것으로 처리키로 했으며, 이 대책회의에는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대대급 간부들까지 참석했다.
특히 사고 발생직후 현장에 있던 사병들에게 알리바이 조작과 증거조작 등을 위해 역할을 분담시키 는 특별교육이 있었으며, 주검에 가해지는 2발의 총성을 들었을 때 부대원 전원이 공포에 질려 거부할 수 없었다고 위원회 관계자는 밝혔다.
의문사위는 앞으로 허 일병의 주검에 누가 두발의 총알을 쏘도록 지시했는지와 사건 은폐를 위해 허 일병 소속 연대와 사단급 간부까지도 개입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허 일병을 쏜 것으로 알려진 하사관은 사건발생직후 아무 징계조처도 당하지 않고 사단 내 다른 중대로 전보된 뒤 승진해 90년 초 상사로 예편했고, 이 하사관은 위원회 조사에서 "술에 만취해 총을 잡은 것 같지만 그후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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