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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시세 차별화/강남 아파트값 '안전진단'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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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시세 차별화/강남 아파트값 '안전진단' 희비

입력
2002.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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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8ㆍ9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된 지 열흘이 넘은 21일 서울 강남 아파트시장은 가격 급등세가 한풀 꺾이는 등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였다.이날 오후 대치동 은마아파트 종합상가에 있는 A공인중개소에는 매수ㆍ매도 문의가 한 건도 없었다.

이곳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자금출처를 밝히겠다고 나서면서부터 ‘사자’는 물론 ‘팔자’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업소도 거의 마찬가지다. 정부대책 발표후 급매물도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후 시장 기류는 3ㆍ6부동산시장 안정대책 직후와 조금 다르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말한다.

당시에는 시장 전체가 급속 냉각했었는데, 이번은 기존 아파트시장이 대체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안전진단을 거쳐 조합승인이 난 재건축 단지들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급등세 둔화

전반적인 거래부진 속에 매도호가가 내려가고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이 빠지고 있다. 최근 재건축아파트 가격급등의 진원지였던 개포주공 1단지 15평형의 경우 안정대책 이전 4억5,000만원까지 호가하던 것이 최근 4억2,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중층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31평형의 경우 시공사 선정 당시 5억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4억6,000만원에도 매수세력이 끊겼다. 고덕 주공2단지 16평형은 500만~1,000만원 하락했다.

일반 중층아파트의 매수문의는 자취를 감췄다. 역삼동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화문의 건수가 대책발표 이전에는 하루 30~40통에 달했지만 요즘은 가뭄에 콩 나 오듯 한다”며 “그것도 대부분 시장상황을 묻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114가 서울 및 수도권 중개업소 3,000여곳을 상대로 주간 아파트 시세동향을 조사한 결과 12~14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의 전주대비 주간 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1.26%에서 0.54%로, 강동구는 0.97%에서 0.33%로, 송파구는 0.73%에서 0.62%로 오름폭이 떨어졌다.

■차별화 가속화

강남 일대 부동산관계자들은 “앞으로 저밀도와 비저밀도 단지, 안전진단 또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과 그렇지 않은 단지간의 가격차별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재건축 단지는 호가 하락 속에 거래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역삼동 개나리 고층 34평형의 경우 1,000만원, 잠실주공 고층 34평형은 1,500만원정도 떨어졌다 한다. 그나마 실수요자를 제외하고는 거래와 문의가 실종됐다.

저밀도지구의 단지들은 이와 대조적으로 햇볕이 따사하다. 정부의 안정화 조치에 상관없이 사업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높은 용적률도 보장 받기 때문에 오히려 반사적 이익을 기대하는 모습들이다.

잠실주공 1단지 13평형은 안정화대책 이전에 3억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요즘은 3억2,000만원에도 매물이 없을 정도다. 청담 도곡지구의 개나리 2차 31평형도 1,000만~2,000만원 올랐다.

그래서 어떤 단지들은 재건축 사업의 관문인 안전진단을 하루라도 빨리 통과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포주공의 경우 내년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안전진단을 통과하려고 하루가 멀게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가격상승예고

전문가들은 강남지역의 집값 급등이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된 만큼 12월 방학수요가 움직이면 다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산 종합컨설팅업체인 세중코리아 한광호투자실장은 “정부의 재건축 규제 강화 등의 조치로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강남 아파트 단지의 거품은 다소 해소되겠지만 이미 조합설립인가나 사업승인을 받은 재건축 아파트나 기존 아파트에 대해서는 가격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사장은 “강남지역에 대한 수요층이 두터워 정부의 안정대책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라며 “강남 아파트가격이 겨울 이사철에 다시 한번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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