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저서 ‘달라이 라마와 도올의 만남’을 내고 대중강연을 한 뒤 다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동양학자 도올 김용옥(金容沃ㆍ54)씨가 20일 조계종 총무원장 정대(正大) 스님을 만나 환담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 사전 연락 없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내 총무원을 찾아 정대 스님과 20여분간 대화를 나눈 뒤 자신의 책을 선물했다.두 사람은 주로 티베트 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한 문제와 이달 말부터 방영되는 EBS TV 특강 ‘도올, 인도를 만나다’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씨는 “달라이 라마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총무원장의 물음에 “정직하고 깨끗한 분”이라고 답했다.
총무원장이 “달라이 라마의 초청 여부는 정치적 문제 등이 얽혀 쉽지 않다”고 하자 김씨는 “정치적 사안을 떠나 초청할 수 있도록 조계종이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씨가 “TV 강의를 한국 지식대중에게 불교를 인식시키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하자 총무원장은 “불교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학자가 많지 않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씨는 또 “불교가 세계의 주류와 접목이 덜 됐으나 지금부터 시작이다. 한국 불교는 이론적 토대와 수행풍토가 서 있고 우리 민족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데, 이런 불교는 세계 어디에서도 흔치 않다”고도 말했다. 불교계는 김씨가 여러 차례 한국 불교에 대해 쓴소리를 해왔고 이번에 낸 책 역시 한국 불교를 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총무원 방문이 의외라는 분위기다.
김씨는 또 이날 자신의 초기 불교관을 비판한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의 지적(20일자 19면 보도)에 대해 “건전한 비판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논쟁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교가 그만큼 발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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