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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73)톨리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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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73)톨리아티

입력
2002.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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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8월21일 이탈리아 공산당 지도자 팔미로 톨리아티가 71세로 작고했다. 톨리아티는 40대에 죽은 친구 안토니오 그람시와 함께 20세기 이탈리아 공산주의 운동을 이끈 사람이다.제노바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난 톨리아티는 토리노 대학 법학과에 재학 중에 이탈리아 사회당에 가입했고, 1921년 그람시 등 급진파 동료들과 함께 사회당을 탈당해 이탈리아 공산당을 창건했다.

1926년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정권이 공산당을 불법화하자 그는 국외로 망명해 공산당과 코민테른 활동을 지도했다. 1936년 스페인 내전이 터졌을 때는 국제 의용군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파시스트 정권 아래서 지하조직을 통한 레지스탕스 운동에 주력하던 이탈리아 공산당은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뒤 톨리아티의 지도 아래 서유럽 최대의 공산당이 되었다.

종전 직후 잠시 연립 정권에 참가한 것을 빼놓고는 냉전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정권을 잡아보지 못했지만, 이탈리아 공산당은 선거 때마다 우익 정파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큼 이탈리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소련이 헝가리를 침공한 1956년, 이탈리아 공산당은 부르주아 정치 권력의 토대를 이루는 시민사회 내부에 진지전의 거점을 구축해 부르주아 헤게모니에 지속적으로 도전한다는 ‘구조개혁’의 전략을 선언했다.

그람시의 이론에서 끌어낸 이 구조개혁 전략은 톨리아티가 죽은 뒤 이탈리아 공산당이 러시아파와 이탈리아파로 나뉘어 갈등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지만, 그의 후배 지도자 엔리코 베를링구에르가 1975년 나라와 지역의 특수성에 따라 공산주의 원칙들을 융통성 있게 조정할 권리를 내세우며 유러코뮤니즘을 제안하는 바탕이 되었다.

이탈리아 공산당은 냉전이 끝난 뒤인 1991년 2월 대중 사회주의 노선을 표방하며 좌익민주당으로 바뀌었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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