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6일 개막 '지속가능 발전 정상회의' 4대 의제/피멍든 지구, 개발.환경조화로 치유 모색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6일 개막 '지속가능 발전 정상회의' 4대 의제/피멍든 지구, 개발.환경조화로 치유 모색

입력
2002.08.21 00:00
0 0

■지구수용능력 이미 한계 세계정상 해결 머리 맞대사라지는 빙하에 순백의 히말라야까지 넘보는 스모그, 아프리카의 영혼을 파괴하는 빈곤과 에이즈….

지구가 더 이상 에덴동산이 아님을 보여주는 신호들이다. 지구는 약탈당하고 있다. 너나 없이 자기 차를 갖고 싶어하고 해마다 휴대전화를 새로 바꾸기를 원하는 인류의 탐욕과 오만 때문이다.

지구가 약탈당하는 속도는 과거 50년 간 2배가 된 인구의 증가 속도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기름 소비는 7배로 늘었고 육류 생산과 어획량,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배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1961년 70%에 이르던 지구의 생물학적 수용능력은 99년에는 120%로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인간이 지금과 같은 헤픈 생활방식을 지속하려면 지구가 0.2개는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과소비는 기상재앙과 자원고갈, 빈곤의 재생산 등 극심한 후유증을 낳는다. 마구잡이식 개발의 폐해는 미래 세대에 떠넘길 숙제가 아니라 이미 현세대의 비극이 됐다. 도시화와 산업의 발달에 따른 벌목 등으로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 숲의 절반이 사라졌다.

이 때문에 2025년에는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난민이 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간단한 백신이나 치료제로 물리칠 수 있는 질병과 가난으로 날마다 9ㆍ11 테러 희생자의 10배에 가까운 3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류가 고안하고 합의한 방안이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다.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가 개막된다. 10년 후 지구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해답은 이 기간에 인류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구정상회의 4대 의제

▼ 빈곤

빈곤은 21세기 인류문명이 직면한 최대의 재앙이자 도전이다. 빈곤은 기아와 질병, 인신매매와 종족갈등 등 모든 악의 발원지다. 현재 전세계 인구의 30% 정도는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류의 3분의 2는 하루 2달러도 안되는 수입에 연명하고 있다. 유엔경제사회국이 WSSD에서 발표할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24억명이 질병을 유발하는 불결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개도국 어린이 중 8%가 5세 이전에 사망하고 최빈국의 경우는 5명 중 1명의 어린이가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못해 목숨을 잃는다. 에이즈에 걸린 3,600만명 중 95%가 개도국에 살며 이중 2,500만명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산다.

▼ 물

2000년 60억명→2025년 80억명→2050년 93억명. 세계 인구의 이 같은 증가 추세는 물전쟁의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50년 간 세계 인구는 2배로 늘었지만 물 사용량은 6배나 증가했다. 그 결과 전세계 인구의 40%가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안전한 식수가 부족해 고통받는 인구는 10억명, 위생시설 미비로 질병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인구는 25억명에 이른다. 이 중 물 오염으로 매년 220만명이 숨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는 앞으로 물 사용량은 인구 증가와 개발에 따라 2020년까지 40%가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5년에는 전세계 인구 중 3분의 2가 물부족 국가에 살게 된다.

▼ 생태계 파괴

무분별한 개발과 도시화 등으로 지구는 푸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 50년 간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6배가 넘는 65만㎢가 모래 땅으로 변했다. 또 토양 오염으로 전세계 농경지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0억㏊가 훼손됐다. 자연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울창한 산림은 1990년대 들어 매년 1,460만㏊씩 사라지고 있다. 지구의 허파인 브라질 아마존은 물론 러시아의 타이가 지역에서는 지금도 벌목의 톱소리가 요란하다

지구는 넘쳐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 선진국들은 1990년대 해마다 1인당 2톤에 가까운 쓰레기를 내다버렸다. 미국인의 평균 쓰레기 방출량은 지난 40년 간 2배로 증가했다.

▼ 에너지

아시아와 유럽 중부를 강타한 대홍수의 원인은 결국 지구온난화를 방치한 국제적 인재였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화석연료 소비로 매년 60억톤에 이르는 탄소가 공기 중에 배출된다. 탄소 방출량은 지난 50년 간 4배로 증가했다. 화석연료는 아직도 지구 전체 에너지의 80%를 공급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하려면 선진국은 에너지와 자원이용을 2025년까지 90%가량 줄여야 한다. 화석연료 소비는 선진국에서 1인당 소비량이 가장 많은데 1999년에는 1인당 연 6.4톤으로 개도국들의 10배에 달했다. 전세계 전체 배출량의 24%를 차지하는 미국은 지난해 3월 이산화탄소 배출삭감 목표를 정한 교토(京都)의정서에서 탈퇴했다.

■부시 불참…비난 한몸에

독선적인 대외정책으로 미운 털이 박혀 있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 불참을 결정해 또 한번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6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WSSD에 자신을 대신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파견할 것이라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에서 “빈곤은 전세계 공동체의 행동을 요구하는 지구촌의 절박하고, 엄청난 문제이며 우리는 이같이 중요한 빈곤 퇴치 운동에 전적인 지지를 보내기 위해 요하네스버그 정상회의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WSSD 불참 선언은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8%를 배출하면서도 자국의 경제보호를 위해 지난해 교토(京都)의정서를 탈퇴했던 전과를 의식한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유럽 대홍수가 미국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에서 비롯됐다는 유럽 각국의 거센 비난을 한발 비껴가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이와 관련, 하이데마리 비초렉 초일 독일 대외개발장관은 18일 “미국 정부의 교토의정서 거부는 국제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이번 정상회담에서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각국은 이번 정상회의를 미국 성토의 장으로 삼겠다며 단단히 벼르는 분위기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