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파우스트’를 춤으로 만난다. 동ㆍ서양 고전을 모티프로 한 창작 발레로 주목 받아온 장선희발레단이 24, 25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파우스트 2002’(사진)를 공연한다.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10개 장면으로 압축해 모던 발레로 재해석했다. 1막은 원작을 충실히 살리되, 2막에서는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의 안내를 받아 정치인들의 싸움판, 붉은악마들의 월드컵 응원현장 등 서울 곳곳을 둘러보는 장면을 넣어 오늘 한국인의 자화상을 그리는 등 ‘파우스트’를 지금-여기의 시각으로 다시 읽는다.
파우스트의 심리를 영상으로 표현해 현실과 내면 세계의 갈등을 동시에 보여주고, 음악도 클래식에 전자음악을 적절히 섞어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 있는 원작의 무게를 덜었다. 영상은 서양범 서울예대 교수, 음악은 원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맡았다.
이 작품은 3년 전 ‘파우스트 2000’이란 제목으로 초연돼 호평을 받았다. 장선희 단장(세종대 무용과 교수)은 “초연 때는 메시지 전달에 치중해 연극적 요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이야기 전달을 과감히 생략하고 춤 언어에 충실하도록 전체를 손질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출연하는 여느 대학 발레단 공연과 달리 프로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운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주역무용수인 황재원과 임혜경이 각각 파우스트와 그레첸ㆍ헬레네 1인2역을, 같은 발레단의 솔리스트 김종훈이 메피스토펠레스로 출연한다. (02)2263_4680
이희정기자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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