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준중형 승용차 시장에서 사상 초유의 ‘4파전’이 벌어진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에게는 ‘고르는 기쁨’이,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피말리는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현대자동차의 2003년형 아반떼XD 출시(20일)를 시작으로 르노삼성의 SM3(9월2일), 기아의 뉴 스펙트라(10월초), GM-대우의 ‘J-200’(10월) 등 준중형 신모델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나온다.
준중형 차급은 법규에는 없는 개념으로, 자동차 업체들이 대형화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에 맞춰 1,500~2,000㏄의 배기량에 차체와 사양을 소형차보다 키우거나 고급화한 것이다. 올 상반기 준중형차는 전체 내수시장에서 7만37대가 팔려, 11.4%의 차급별 점유율을 기록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2003년형 아반떼XD는 준중형차 시장의 스테디셀러인 아반떼 모델을 중형차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는 “2003년형 아반떼XD는 실내외 사양을 고급화하고, 운전 편의성을 향상시켜 중형차급 품격을 실현했다”며 “배기량 1,500㏄와 2,000㏄의 4 도어, 5 도어 등 모두 6개 모델이 나온다”고 말했다.
2003년형 아반떼XD에 대한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르노삼성의 SM3다. 7월초 양산개시 보도발표회를 갖고 현재 품질검증 등의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인 SM3는 SM5의 브랜드 이미지를 등에 업고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다. SM3는 1개월 남짓한 예약판매를 통해 19일 현재 7,300대의 계약고를 올렸다.
가격이 공개되지 않았는데도 아반떼XD의 한달 판매량에 달하는 예약이 밀려들고 있는 것에 대해 자동차 업계는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준중형차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SM 시리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GM-대우의 ‘J-200’은 누비라와 플랫폼(기본 골격)을 공유하면서도 누비라와는 많이 다른 차라는 게 제작사측 설명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J-200’은 깨끗하고 간결한 이미지에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는 차로, 충돌에너지 분산형 차체 구조와 급발진 방지 시스템에서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GM-대우차는 ‘J-200’ 출시를 통해 올 하반기에 월 1만3,000대 규모의 준중형차 시장에서 월 4,000대 판매,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기아차의 2003년형 뉴 스펙트라는 페이스 리프트(엔진 등 주요부분은 그대로이나 내외장이 바뀌는 것) 모델이어서 어느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지 관심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 가을 준중형차 시장은 현대· 기아차의 수성(守成)과 르노삼성, GM-대우의 시장공략 여부가 관심사”라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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