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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强小國신화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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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强小國신화 끝나나

입력
200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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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용, ‘싱가포르호’는 침몰할 것인가.세계적인 ‘강소국’(작지만 강한 나라)이자 무역경제의 모범으로 꼽혔던 싱가포르가 최근 국내외 정치경제 환경 변화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고촉동(吳作棟) 싱가포르 총리는 18일 “싱가포르가 현재 처한 전반적인 상황은 1965년 독립 이래 최악”이라며 재도약을 위한 결집을 촉구했다.

■휘청거리는 경제

吳 총리는 이날 싱가포르 내셔널 데이 기념식 연설에서 “싱가포르는 제조업과 무역 주도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경제 구조조정은 수술과도 같다”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吳 총리는 장기 비전으로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을 제시하며 선진 경제권과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출 및 외자유치를 모색하고 과도한 다국적기업 의존도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싱가포르 고용의 절반과 국내총생산(GDP)의 35%가 외국 기업에서 나온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던 싱가포르 경제는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와 하이테크 산업의 붕괴로 마이너스2% 성장을 기록했다. 98년 이래 세계 2위를 고수하던 국가경쟁력(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 평가)도 급기야 지난해 5위로 추락했다.

60년대 이래 최악으로 평가되는 침체가 올 2ㆍ4분기 들어 5분기 만에 플러스(3.9%) 성장세로 돌아서면서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지만 15년 만의 최고 수준인 실업률(5% 예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15일 싱가포르를 미국 경제 위기의 직접 타격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조정했다.

■거함 중국의 위협

吳 총리는 중국의 경제적 부상이 싱가포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지난해말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동남아 지역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데다 방대한 규모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지금 상태로는 견뎌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는 “한때 싱가포르 번영의 원천이었던 다수의 제조업 공장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의 성장에 동승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은 12일 지난해부터 일본 기업들이 비용감축을 이유로 생산기지를 동남아에서 대거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으며 최근 싱가포르의 전례없는 실업률도 이같은 현상의 결과라고 보도했다.

그는 이를 위해 화교계 싱가포르인들에게 표준 중국어를 익힐 것을 촉구하면서 “싱가포르는 중국어와 영어를 같이 사용할 수 있는 엘리트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람 극단주의와 냉소주의

吳 총리는 “최근의 경제난이 많은 싱가포르 젊은이들에게 해외 이민을 생각하게 하는 냉소주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젊은 세대는 이같은 시험을 통해 더욱 성장해야 한다”고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또 싱가포르 국민들이 국내 이슬람 사회와 결속을 다질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주재 미국 대사관 폭파 기도 혐의로 이슬람 극단주의자 15명을 검거했던 사례를 들며 화교 중심의 싱가포르 전체 인구 중 15%를 차지하는 싱가포르 내 이슬람 신자들에게 극단주의자에 맞서 궐기할 것을 촉구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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