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컴퓨터의 실적호전과 국내 삼보컴퓨터의 수출 및 매출 호조를 계기로 PC산업의 하반기 회복과 반도체 산업 호전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삼보컴퓨터는 지난 주 휴렛팩커드와 3년간 연간 240만대, 매출액 1조6,000억원 규모의 PC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달 초 8,000원까지 주저앉았던 주가가 1만원선을 회복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용래 연구위원은 “휴렛팩커드와의 PC 공급계약 체결로 3분기부터 영업실적이 호전될 전망”이라며 “이익률이 높은 제품의 매출증가와 재무구조개선으로 올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07% 증가한 19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 증시에서도 델컴퓨터의 실적호전으로 컴퓨터주들의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 2위 PC메이커인 델컴퓨터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 늘어난 85억달러, 주당 수익은 19% 증가한 19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델이 시장점유율 상승과 계절적 수요를 기반으로 3분기엔 주당 21센트의 수익을 내면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CBS마켓워치는 “1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개인용 컴퓨터(PC)의 소매매출이 5, 6월 두달 연속 전달 대비 증가세를 보인데다 칩 매출도 2분기에 전분기 대비 5.8% 증가했다”며 오랜 침체기를 겪어왔던 PC산업에 회복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전망했다.
IT기업들이 2~3년간 사용해온 PC들을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교체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것이라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삼성증권 맹영재 연구원은 “PC산업의 하반기 회복과 반도체경기 호전 전망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IT주가 회복의 전기가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개별 PC메이커의 실적호전과는 달리 PC시장의 전망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많다. PC 매출은 전통적으로 개학시기인 3분기에 증가하지만 올해 판매량은 기대를 밑돌고 기업들의 IT투자 삭감도 컴퓨터 경기에 악재다.
동원증권 김광열 연구원은 “올 1분기 36.1%를 기록했던 컴퓨터 생산증가율이 2분기 4.9%로 낮아졌고 재고ㆍ출하율도 다시 나빠지고 있다”며 “본격적인 PC경기 회복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PC경기의 열쇠는 “당신의 컴퓨터에 불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어떤 답을 내놓는지에 달려있다. 지금 사용하는 PC에 울화통이 터질 때 PC교체 수요가 나오는 만큼 PC판매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라는 얘기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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