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국(23ㆍ페예노르트)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내자 3만이 넘는 팬들은 일제히 파도타기를 하며 떠나갈 듯 환호했다. 부산 서포터스 700여명은 그의 등번호 ‘24’를 카드섹션으로 연출하며 유럽에서의 성공을 기원했다.500만달러의 사나이 송종국이 18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02 프로축구 삼성 파브 K리그 부산과 포항전을 끝으로 국내팬들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전반36분 부산 유니폼을 입고 교체투입된 송종국은 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몸을 아끼지 않고 고별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그의 플레이는 한일월드컵 때만큼 날카로웠고 팬들은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송종국’을 연호하며 갈채를 보냈다.
후반22분 통렬한 오른발 중거리슛에 이어 27분에는 포항 문전을 돌파하다 홍명보(34)에게 경고를 안기는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송종국은 “명보형이 봐줄 줄 알았는데 터프하게 나와 약간 놀랐다”며 “K리그보다 훨씬 거친 네덜란드에서 견뎌내라는 격려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프타임때 열린 고별행사에서 카퍼레이드로 팬들의 성원에 화답한 그는 남북친선경기와 한ㆍ일 정기전에는 꼭 출전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또 “팬들이 그립겠지만 네덜란드 리그 우승과 빅리그 진출 등 더 큰 꿈을 이룰 때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종국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등 애정이 듬뿍 담긴 문구를 관중석 곳곳에 내건 팬들은 작별의 아쉬움은 잠시 접은 채 그의 네덜란드 진출을 축복해주었다.
김호곤 부산 감독과 팀 동료들도 감회가 남달랐다. 김 감독은 “넓은 시야와 패스의 정교함만 가다듬으면 빅리그에서도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취업비자를 받은 뒤 이달 말 출국 예정인 송종국은 개인훈련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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