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대금업체들이 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영업자금의 87%에 달하는 7,700억원 가량을 저리에 빌려 서민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다.특히 이들과 경쟁관계인 국내 사채업체들도 일본계 대금업체에 빌려준 돈이 4,400억원에 달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일본계 대금업체의 전주(錢主)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7일 국내에서 영업중인 A&O인터내셔날, 프로그레스, 해피레이디 등 11개 일본계 대금업체의 대출금 잔액은 6월말 현재 8,800억원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출자금 385억원과 일본 현지 차입금 723억원을 뺀 나머지 7,692억원은 국내에서 차입,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금조달처는 서울은행, ING베어링은행, 국민은행 등 7개 국내외은행에서 463억원, 29개 상호저축은행에서 2,456억원, 신용카드사, 할부금융사 등 8개 여신전문금융업체에서 332억원, 1개 종금사에서 60억원을 각각 빌려 쓰고 있다.
A&O인터내셔날, 프로그레스 등이 국내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고 무는 금리는 연 15∼18%로, 이를 90∼100%의 초금리로 서민들에게 빌려주며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일본계 대금업체들은 이와 함께 국내 사채업계로부터도 4,381억원을 연 20% 정도 금리에 차입하고 있다.
금감원 조성목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은 “10월부터 대금업법이 시행됨에 따라 부당 채권추심 행위가 금지되고 사채이자의 상한선도 연리 70%가 적용돼 대금업의 영업환경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본계 대금업체에 대출해준 국내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동반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각 금융기관에 대해 일본계 대금업체에 대한 대출을 자제하도록 지도 공문을 보냈다. 또 일본계 대금업체 상위 6개사가 사실상 동일 계열사인 것으로 판단, 상호저축은행법 개정을 통해 동일차주 여신한도 개념을 도입, 이들 대금업체에 대한 여신 편중을 막을 계획이다.
이의춘기자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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