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겨레에게는 어울려 놀면서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전통이 있다. 일년 열두달 기쁨과 힘겨움의 고비마다 찾아오는 명절이 그런 날이다. 어린이책 기획집단 ‘햇살과 나무꾼’이 쓰고 한창수씨가 그린 ‘우리 명절에는…’은 명절을 통해 본 전래 풍속과 문화 이야기다.음력 새해 첫날 설날.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날로 삼국시대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잔치를 벌이면서 풍년을 기원했다. 신라에서는 인재를 뽑아 관리로 임용하기도 했다. 설은 원래 ‘삼가다’는 말에서 나왔다. 한해가 시작되는 날인 만큼 모든 일을 신중하게 하라는 뜻이었다.
정월 대보름 아침, 조상들은 일어나자 마자 더위를 팔았다. 눈에 띄는 사람의 이름을 부른 뒤 다짜고짜 “내 더위 사가라”고 외쳤다.
이렇게 해서 더위를 팔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상대방이 눈치채고 “내 더위 사가게”라고 먼저 소리치면 처음 부른 사람이 도리어 더위를 먹게 된다고 생각했다.
음력 3월3일인 삼짇날은 우리 민족이 행운의 수라 믿어온 3이 겹치는 길한 날, 축제가 빠지지 않았다. 고구려에서는 왕과 대신, 군사, 백성이 언덕에 모여 사냥대회를 열고 잡은 짐승으로 하늘과 산천에 제사를 지냈다.
사냥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사람은 신분에 관계없이 장수로 뽑기도 했는데 온달이 장수로 뽑힌 날도 이날이었다.
책에는 이밖에 한식, 초파일, 단오, 유두, 삼복, 칠석, 백중, 추석, 중양절, 동지 등 여러 명절과 거기에 얽힌 사연, 놀이 등이 담겨 있다. 어린이들에게 갈수록 잊혀지고 있는 우리 전통 명절의 의미를 되새기게 함으로써 거기에 깃든 조상들의 삶을 엿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햇살과나무꾼 글ㆍ한창수 그림 채우리 발행ㆍ8,800원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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