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주간 간부 젊은피 "실력으로 승부" 변신 성공재정경제부에서 엘리트 경제관료의 길을 걷다가 민간기업으로 옮긴 ‘젊은 피’들이 금융ㆍ전자ㆍ통신업계의 차세대 전문경영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 인물은 세계적 투자회사인 론스타와 산업은행이 공동출자한 구조조정전문회사(CRC) KDB-론스타의 우병익(禹炳翊ㆍ47ㆍ행시 22회) 사장, 주우식(朱尤湜ㆍ43ㆍ24회) 삼성전자 상무, 차진석(車辰錫ㆍ39ㆍ29회) SK텔레콤 상무, 박종호(朴鍾昊ㆍ39ㆍ30회) LG전자 상무 등 4명.
부이사관ㆍ서기관 등의 중간간부였던 이들은 낙하산식으로 민간기업에 진출한 고위직 경제관료와 달리 처음부터 실력으로 검증받겠다며 ‘베팅’을 했던 사람들이다. 그런 만큼 이들의 연착륙 여부는 관료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을 지낸 뒤 2000년 6월 론스타로 옮긴 우병익 사장은 롯데와 함께 미도파 인수에 참여하고, 조일제지를 태림포장과 공동으로 1,2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부실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자리를 굳혔다. 최근 오리온전기, 경기화학 구조조정 입찰을 따내기도 했다.
그 결과 회사는 올 상반기에만 70억원 순익을 내며 CRC업계 선두로 부상했다. 그는 “죽어가는 기업을 살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성격상 자금조달, 비즈니스모델 수립, 인사 등 종합적인 능력이 요구된다”며 “조직적 전략수립 등 재경부 경험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IR(기업설명) 담당인 주우식 상무는 최근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를 사전유출한 UBS워버그증권이 금감원의 징계를 받게한 장본인. 1999년 3월 지역경제과장을 끝으로 삼성전자로 옮긴
그는 탁월한 업무능력과 영어실력(미국 코넬대 박사 출신), 대인관계 등으로 3년여만에 삼성전자내에서 입지를 굳혔다. 그는 “민간기업들은 경제관료의 인적 네트워크보다 능력을 샀고, 우리는 이에 부응했다”고 말했다.
재경부 조세지출예산과에서 총괄서기관을 지내던 99년 6월 LG전자로 간 박종호 상무는 IR팀을 맡아 삼성전자 주 상무와 선의의 경쟁을 벌이다 지난 4월 금융팀장으로 옮겼다. LG전자와 LG정보통신 합병, LG-필립스의 디스플레이 사업합작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갔다.
그는 “경제정책이라는 게 균형감각과 다양한 이해관계에 대한 조정능력을 요구한다”며 “대기업에서의 정책결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증권제도과 총괄서기관 출신인 차진석 SK텔레콤 상무는 2000년 9월 SK그룹 구조조정본부 금융신사업 담당 상무로 스카우트된 뒤 지난해 8월 SK텔레콤에서 ‘m-finance본부’를 맡게됐다. 신용카드사와의 제휴서비스와 휴대폰을 통한 결제서비스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그는 “선배들에게 꾸중을 들으며 스파르타식으로 훈련받은 게 최고의 자산이었다”며 “세부적인 비즈니스 기법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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