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혀로만 맛보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도 즐기는 것이다. 음식의 시각적 효과가 강조되면서 푸드카빙(food carving)에 대해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푸드카빙이란 수박 호박 당근 무등 음식 재료를 이용, 꽃이나 새 등 다양한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 완성된 요리와 함께 접시에 담아내는 푸드카빙은 요즘 음식 장식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됐다.
파티장이나 뷔페식당에서 볼 수 있는 수박조각과 같은 정교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5년 이상의 훈련이 필요하지만 간단한 푸드카빙이라면 집에서도 도전해 볼 만 하다.
일반인들이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꽃이다. 물론 섬세한 모양은 아니지만, 재료의 특성을 이용한 모양내기이다. 빨간 고추나 가지, 대파를 세로로 균등하게 8등분 내 얼음 물에 담가 놓으면 칼집을 낸 부분이 벌어지면서 꽃 모양이 된다.
초보자는 부피가 큰 가지를 이용해 먼저 연습해 보면 좋다. 대파의 경우는 여러 겹으로 되어 있어 떨어지기 쉽다. 밑 단을 고무줄로 묶거나 붉은 고추를 썰어 고리로 끼워넣도록 한다.
토마토를 이용한 해바라기도 초보자가 쉽게 할 수 있는 종류이다. 토마토의 꼭지를 밑으로 놓고 밑부분을 가로질러 자른다. 껍질부분은 두 번 열십자로 잘라 8등분을 낸다.
칼집 낸 껍질을 벗겨 꽃잎모양으로 만들고 중앙에는 석이버섯이나 골파를 다져 올리면 해바라기 꽃모양이 난다. 익은 단단한 토마토를 골라 밑부분에서 꼭지의 끝까지 돌려가면서 얇게 저민다.
푸드카빙을 할 때 재료 자체가 갖고 있는 색깔을 살리면 더욱 화려하게 보일 수 있다. 붉은 색의 재료는 꽃을, 푸른색의 재료는 잎사귀를 표현하는 데 적당하다.
수박은 껍질에서부터 녹색 흰색 붉은 색을 그대로 이용하면 입체감도 나고 화려한 조각이 된다. 재료를 고를 때는 계절 야채나 과일로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는 것을 고르도록 한다. 푸드카빙은 손재주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크게 달라지는 편이다.
미술시간에 사용하는 조각도나 날카로운 칼을 이용, 연습을 많이 할수록 보다 정교한 모양에 도전해 볼 수 있다.
칼은 연필을 잡듯 검지와 중지에 끼우는 게 좋다. 섬세함을 요구하는 조각을 할 경우에는 오른손에 칼을 쥐고 왼손의 엄지를 이용해 밀도록 한다. 이때 칼을 쥔 오른손에는 힘을 주지 않고 왼손 엄지 만으로 조각한다. 오른손은 재료에 들어간 칼의 깊이 조절을 하고 왼손은 힘 조절을 하게 된다.
카빙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붓글씨를 쓸 때처럼 한번의 칼질로 조각을 끝내야 한다는 점이다. 호박과 같이 단색 재료는 칼질을 깊게 해야 입체감을 얻을 수 있다.
재료의 부피가 작은 경우는 여러 개를 붙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재료를 붙이기 위해서는 식용 풀을 이용하고 동물의 눈과 같은 특정 부분은 이쑤시개와 같은 재료를 이용해 표현한다.
카빙을 할 때 깨끗한 손으로 하지만 아무래도 손으로 만지작거리기 때문에 완성된 작품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국내엔 푸드카빙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은 아직 없다.
호텔 등의 주방에서 도제식으로 훈련을 하는 정도. 한솔요리학원은 일반인들을 위해 9월 7일 오후 3시 카빙 전문가 담소룡씨와 김성만씨를 초빙, 카빙에 대한 기초상식 및 간단한 카빙법에 대해 무료강좌를 실시한다.(02)779_2100
김동선기자wee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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