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의 외국계 증권사인 UBS 워버그증권과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보고서를 사전 유출한 사실이 적발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그동안 증시에서 소문으로만 나돌던 것이 마침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외국계 증권사가 기관 및 임직원 제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제재 강도에서도 국내 증권사와의 형평성이 지적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30%를 넘어 그 영향력이 엄청난데도, 당국은 지금껏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당국이 외국인 투자유치라는 명분으로 외국계 증권사들에 대해 감시 감독을 소홀히 해 왔던 틈을 타 이들은 갖가지 불공정 거래를 저질러 왔다. 국내 기업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사전에 유출시켰을 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의 주문정보를 다른 고객에게 알려줬다.
더욱이 주식거래가 금지된 준법감시인이 외국인 고객의 주문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기도 했다. 감시의 사각지대를 최대한 악용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불공정 거래가 비단 외국계 증권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분석 내용을 기관투자자나 특정 고객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이 일종의 관행처럼 되어 있는데도 당국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당국은 적발의 어려움과 제재수단의 미비 등을 들고 있지만,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는 증시의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어야 한다. 금감원은 국내 및 외국계 증권사를 대상으로 분석보고서 사전유출 등 부당한 행위에 대한 현장검사에 들어갔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의주시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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