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매장이 들어선다고 해서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뒤늦게 취소라니 무슨 소리입니까”경기 수원시 홈페이지에는 올해 초부터 수원시 장안구 천천지구 내의 대형 할인매장 입점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신도시 개념의 택지지구로 개발된 천천지구는 아파트만 무려 1만5,000여세대가 들어선 수원시의 대표적 주거지역. 이 지역에는 당초 롯데쇼핑이 대형 할인점을 문을 열 계획이었으나 수원시의 도시계획에 묶여 현재 개업을 포기한 상태이다. 주변에 재래시장 마저 없어 결국 애꿎은 주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측은 1995년 천천지구 개발이 시작되자 지구 내에 연면적 2만8,000㎡의 지하4층 지상 6층의 대형 할인점을 건립해 올 해 개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원시가 할인점 예정 부지 가운데로 폭 10㎙, 길이 40㎙의 보행자 전용도로를 설치하도록 하는 도시계획을 확정하면서부터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롯데측은 시의 도시계획 방침에 정해지자 보행자 전용도로를 점용해 하나의 건물을 신축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이 도로를 가운데 두고 건물 2개 동을 설치 할 경우 매장 활용 등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반면 수원시는 도로의 일부 점용은 허용할 수 있지만 전체 점용은 안된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왔다. 즉 신세계 백화점 본점처럼 건물을 연결하는 통로 박스를 설치 할 수는 있지만 도로부지를 건물에 편입 할 수는 없다는 것.
시 관계자는 “할인점 설치를 위해 도로 점용을 허용할 경우 재래시장 사업주들의 도로 점용요구도 빗발칠 것”이라고 불가 이유를 밝혔다.
수원시와 롯데측의 이 같은 대립때문에 할인점 건립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주민 1만여명은 지난달 “할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수원시가 도시계획을 변경해야 한다”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또 이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 집단행동도 불사하는 등 할인매장 입점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수원시가 롯데측에 족쇄를 채워 개업을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이들은 “수원시가 할인점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특정업체를 봐주기 위해 쓸모도 없는 도로계획을 세워 롯데의 할인점 입점을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김칠영(金七泳ㆍ45)씨는 “할인점 예정부지 내에 계획된 도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며 “수원시가 주민들의 편의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도로 계획을 변경해 할인점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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