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미니시리즈 '내사랑 팥쥐' 주연맡아명랑소녀 신드롬은 계속된다. 가수 겸 탤런트 장나라(21)가 드라마에 복귀한다. MBC TV가 ‘고백’의 후속으로 26일부터 방영할 8부작 월화 미니시리즈 ‘내사랑 팥쥐’(극본 김이영, 연출 이진석)는 사실상 장나라를 위한 드라마다.
2집 앨범 발표와 시기를 맞춰 드라마와 음반 ‘동시 출격’ 작전을 꾀한다.
‘명랑소녀 성공기’(SBS)가 5월 종영하고 시트콤 ‘뉴논스톱’(MBC)과 ‘생방송 음악 캠프’(MBC) MC까지 내놓고서 숨을 고른 지 두 달 만에 시청자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장나라는 여전히 깜찍하고 발랄하고 명랑하고 씩씩하다.
‘내사랑 팥쥐’에서 그가 맡은 송이 역은 명랑소녀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양순 만큼이나 독특하게도 ‘사랑스러운 팥쥐’이다. 악녀의 대명사인 팥쥐가 사람들로부터 미움보다는 사랑을 받기 위한 전략은 순정만화보다는 명랑만화에 가깝게 엽기적으로 엉뚱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양순에게서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뺐을 뿐 장나라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지는 약간은 과장된 듯한 깜찍함과 발랄함, 명랑함과 씩씩함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배역이다.
장나라를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인 셈이다. 이진석 PD는 “‘명랑소녀 성공기’의 양순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깨뜨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 놓는다.
장나라는 드러내놓고 ‘사랑스런 팥쥐’를 옹호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화를 내거나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있다. 계산에 의해 겉으로만 선한 것보다 그런 악한 모습이 진짜 인간적인 모습이다.
‘내사랑 팥쥐’는 전래동화 속의 콩쥐와 팥쥐를 재해석해 ‘선한 콩쥐는 좋고, 악한 팥쥐는 나쁘다’는 고정관념에 도전한다.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의 유쾌한 이야기다.
여주인공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외모에 양보하거나 밑지는 법이 절대 없고 심술통도 대단해서 오랜 친구 희원(홍은희)을 골탕 먹이기 일쑤. 그래서 ‘팥쥐’라는 별명이 따라붙는 송이.
집안도 학벌도 평범하지만 그의 못된 성격은 놀이공원의 후계자 승준(김재원)과 희원을 사랑하던 현성(김래원)에게 매력적으로 비쳐진다.
장나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많은 캐릭터에서 호감을 이끌어내는 재주를 이번에도 발휘한다.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양순이 걸핏하면 넘어지고, 자빠지며 세상물정 모르는 듯 어리숙해 보였지만 결국 이 같은 순박함 때문에 기태(장 혁)의 사랑을 얻어냈던 것처럼, ‘내사랑 팥쥐’에서도 못된 성미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바로 송이”라는 설명.
송이는 착하고 예쁜 희원을 곤란에 빠뜨리기 위해서라면 놀이공원 퍼레이드카에 불을 지르는 계획을 세우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자신을 배신한 삼열의 머리를 돌멩이로 내려쳐 분풀이를 한다.
목숨을 구해준 승준이 고급레스토랑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싸구려식당에서 대접하는 것으로 고마움을 표시하자 그대로 불만을 퍼붓는다.
하지만 그런 송이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것은 그 심술이 제대로 먹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불을 지르기 위해 밤늦게 퍼레이드카에 숨어 들지만 결국에는 불은 내지 못하고 “아무 것도 못했네”라고 투덜거리며 나오는 길에 뜻하지 않게 전선줄에 발이 걸리면서 불이 나는 식이다.
‘명랑소녀 성공기’를 통해서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장나라는 이번에는 충청도 사투리라는 도구 없이 과장되고 튀는 연기만으로 깜찍, 발랄, 명랑, 씩씩함의 이미지를 살려낸다.
대중스타로서 장나라의 매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내사랑 팥쥐’는 선과 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팥쥐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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