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이 날개를 달았다. 품질·가격 경쟁력은 뛰어난데도 낮은 인지도 때문에 판로 개척에 애를 먹던 중소기업들이 ‘무점포 유통채널’인 홈쇼핑 덕을 단단히 보고있다. TV홈쇼핑 업계도 중소기업 덕분에 출범 7년만에 1,000배 이상의 매출액 성장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올해 홈쇼핑 업체 매출액은 5조원을 웃돌고 이중 이중 70~80%는 중소기업 몫이 될 것으로 보여 ‘윈-윈’을 위한 중소기업과 홈쇼핑 업계의 밀월은 계속될 전망이다.
▲무점포 영업의 매력
침구업체인 ㈜평안은 1996년부터 오프라인 대리점과 카탈로그 통신판매를 정리하고 대신 홈쇼핑업체를 유통망으로 채택했다.
㈜평안은 LG홈쇼핑과 LG이숍에 ‘아망떼’ 브랜드로 침구류를 공급, 매년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메이저 침구업체의 연평균 매출이 100억원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기적과 같은 성장이다.
리치가구의 ‘메이플 가죽소파’는 우리홈쇼핑에서 1분당 300만원어치가 팔리고 있다. 빈약한 자금력 때문에 대리점망 구축은 꿈도 꾸지 못했던 리치가구는 홈쇼핑과 제휴를 맺으면서 전기를 맞았다. 지난해 매출은 15억원, 올해 상반기 매출은 벌써 36억원을 돌파했다.
권혁열 사장은 “시장조사, 마케팅, 판매, 배달, 애프터서비스 등 전 분야를 홈쇼핑이 담당하고, 자금 압박을 받을 때는 돈까지 빌릴 수 있어 ‘일석십조(一石十鳥)’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
㈜원봉의 정수기는 세계 20여개국에 수출되는 우수 상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유명 정수기 메이커의 인지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원봉과 현대홈쇼핑이 공동으로 ‘유니크’라는 브랜드를 개발, 판매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8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인디언허브컴퍼니의 ‘난다모(毛)’는 ‘2001년 약사들이 선정한 발모효과 1위 제품’이고 연세대 의대가 보증한 발모제인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다 4월말 현대홈쇼핑에서 첫 판매방송이 나간 뒤 1,500여개가 판매됐고 방송때마다 2,000여건의 주문이 몰리고 있다.
현대홈쇼핑 김현권 과장은 “홈쇼핑은 중소기업 상품을 통해 차별화 및 매출증진을 꾀할 수 있고, 중소기업은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위기를 극복한 중소기업
98년 이후 4년 연속 LG홈쇼핑 히트상품 톱10에 오른 연수기 ‘아이리스’의 제조사인 ㈜그린월드 그린워터는 연수기 시장이 활성화하지 않는 바람에 98년초 부도를 내 원의 절반을 해고하는 등 위기에 처했다. 폐업까지 고려하던 ‘부실기업’이 연매출 200억원, 직원 100명의 ‘클린 기업’으로 되살아나는데는 홈쇼핑의 역할이 컸다.
김동복 사장은 “유통업체로부터 소외받아 방문판매 밖에 할 수 없었던 연수기를 홈쇼핑이 발굴, 유망상품군으로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핸드믹서 ‘파워 도깨비방망이’를 생산하는 부원월드도 중소기업계의 고질병인 판로ㆍ자금난에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98년 도산 위기에 처했으나 CJ39쇼핑과 제휴, 기사회생했다.
김태훈기자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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