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끼여 우리만 욕먹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입니다."북측 대표 100여명이 참여하는 8ㆍ15 민족통일 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북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전례없는 8ㆍ15행사 와중에 경찰이 ‘고래 사이의 새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15일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가 주최하는 본 행사 외에 경찰이 대처해야 할 행사는 한둘이 아니다. 13일 여중생 사망사건 범대위 주최로 5,000여명의 대학생 집회가 서울 대학로에서 개최된다.
이어 14일부터는 한총련이 회원으로 있는 통일연대 주최 ‘8ㆍ15경축 통일연대 한마당’이 대학생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건국대, 종묘공원 등에서 열린다.
경찰 고민의 핵심은 이 같은 행사 와중에 나타날지 모를 한총련 대학생들의 이른바 ‘오버액션’. 대학생들이 14일 북측 대표단 입국시 대규모로 인천공항을 찾아 환영행사를 벌일 것이라는 첩보가 입수된데다, 행사 당일 도심에서의 인공기 게양, 북측찬양 등 돌발 변수가 터져나오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강경 대응했다가는 북측 손님을 불러놓은 상황에서 대회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될게 뻔하다.
그렇다고 유화적으로 나갔다가는 재향군인회등 우익단체 등의 반발이 뒤따를 게 분명하다. 실제로 향군은 12일 “서울 한복판에서 지난해 평양 축전 재판을 벌일 경우 좌시 않겠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경찰로서는 행사 주최측과 잇따라 접촉,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참여 단체들의 자제 뿐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라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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