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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퍼포먼스 30년' 31일까지/낯선 해프닝서 총체적 전위예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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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퍼포먼스 30년' 31일까지/낯선 해프닝서 총체적 전위예술까지

입력
2002.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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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 욕구의 무절제한 배설’인가 ‘반란과 전위의 총체 예술’인가.행위예술이라고 불리는 퍼포먼스(Performance)가 1960년대말 한국에서 처음 나타난 이후 30여 년의 역사를 정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실험예술정신이 주최하고 문예진흥원 등이 후원하는 ‘한국 퍼포먼스 30년’이다.

67년 12월 서울 중앙공보관에서 열린 청년작가연립전에서 ‘비닐 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이 시연됐다. 우산을 쓰고 앉아있는 여인의 주위를 촛불을 손에 든 청년들이 빙빙 돌며 ‘새야 새야 파랑새야’를 부르다가 나중에 우산을 찢는, 단순한 줄거리의 해프닝이었다.

앞서 그해 봄 서울 명동의 한 음악감상실에서 토플리스 차림의 정강자는 ‘투명 풍선과 누드’라는 해프닝을 벌였다. 동료 작가와 관객은 그의 벗은 몸에 투명 풍선을 붙였다.

이 해프닝으로 일약 스타가 된 정강자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벗을 만한 이유가 있을 때 몽땅 벗는 것은 물론이고 해프닝을 하다 필요하면 작품을 위해 죽을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해프닝이라는 낯선 개념으로 시작한 한국의 퍼포먼스는 이후 이벤트, 행위미술, 행위예술등으로 불리며 변화의 모습을 보이다 80년대말 이후 퍼포먼스라는 개념으로 정착했다. ’한국 퍼포먼스 30년’은 무세중 이건용 성능경 등 퍼포먼스 실험정신의 초석을 놓은 1세대 작가부터 지금 활동중인 젊은 작가들까지 70여 명이 참여하는 전시와 공연으로 구성된다. 7일부터 31일까지 창천동 쌈지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사진ㆍ영상전 ‘인물로 본 한국 퍼포먼스

30년의 투영’에서는 4세대로 나누어 그 흐름을 보여준다.

1세대의 퍼포먼스는 반대(안티)와 전위(아방가르드)의 실험정신으로 당시의 사회적 억압에 저항한 세대였다. 2세대 작가들인 김석환 홍오봉 안치인 등은 80년대부터 이전까지 미술 중심이었던 퍼포먼스에 음악 무용 연극 마임 등을 끌어들여 다양한 형식 실험을 시도했다.

90년대 이후 3세대 작가들인 박이창식 이윰 이불 정갑용 등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세례를 받고 개인의 내면과 신체에 대한 탐구로 나아갔다. 김백기 문재선 신용구 등 4세대의 젊은 작가들은 퍼포먼스의 개인성, 즉흥성에서 벗어나 기획과 전국적 네트워크로 무장한 새로운 예술을 꿈꾸고 있다.

17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공연은 극장 씨어터제로와 홍익대 앞 9개 클럽에서 펼쳐진다.

1세대 작가인 이건용의 정치적 알레고리 ‘끌어당기다/ 버티다’, 무세중의 ‘춤은 있는가’ 등과 젊은 작가 신용구의 ‘바람을 안고 가다’ 등 60여 회의 공연이 언더그라운드 클럽 문화에 익숙한 젊은 관객과의 대화와 함께 이어진다.

김백기 한국실험예술정신 대표는 “퍼포먼스는 바로 인생이다. 이번 행사는 한국 퍼포먼스의 역사와 함께, 일상 속에 녹아있는 그 정신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322-2852

하종오기자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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