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2일 제7차 장관급회담에서 한결같이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경의선 연결 등 합의사항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남측 대표단 관계자는 이날 밤 “진지하고도 밀도 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해 협상이 순항 중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양측은 전체회의와 대표회담을 통해 2차 경협추진위 개최 일자 등 의제 상당부분에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북한 군부의 양해 가능성
김령성 단장(내각 책임참사)이 ‘과감하게 실천하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북측 대표단은 시종 강한 협상의지를 과시했다.
북측이 이처럼 자신감을 보인 것은 2~4일 금강산 실무접촉 후 내부적으로 상당한 준비를 했으며, 특히 군부로부터 회담에 대한 권한을 이양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측은 이전 장관급 회담 때까지는 군부가 관련된 사안이 거론되면 아예 언급을 회피하거나 ‘건의하겠다’면서 결정을 미루기 일쑤였다.
사실 이번 회담에 상정된 의제 대부분도 북한 군부의 양해가 없이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것들이다.
경의선, 금강산 육로 연결 등은 비무장지대(DMZ)를 통과해야 하고, 개성공단 건설 등 경협 사안도 군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더욱이 남측이 이번 회담에서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군사당국자 회담 재개 문제는 북한 군부의 동의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예전과는 달리 협상 재량권을 갖고 와 회담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교전 해명 봉합
남북은 이번 회담의 최대 걸림돌로 제기됐던 북측의 서해교전 사과 수위 문제도 군사당국자간 회담을 통해 풀어나가는 선에서 봉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전체회의에서 남측이 이 문제를 지적하지 않고 대충 넘어가주길 바라는 기색이 역력했고, 남측은 국민 여론을 고려해 우려를 표명하는 수준으로 짚고만 넘어갔다. 북측의 이같은 태도를 서해교전을 북방 한계선(NLL)의 법적 문제에 걸어 북미 협상의 의제로 삼겠다는 전술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남측은 경의선 연결 등 합의사항 이행이 앞선다는 명목으로 더 이상 서해교전 사과 수위를 문제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남측 관계자는 서해교전을 놓고 설전을 되출이하기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입장에서 회담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의 공동보도문에는 서해교전 언급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유감표명 이상의 진전된 표현은 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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