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전복에 그치지 않고 이슬람 및 아랍권 전체의 정비를 겨냥하고 있다고 뉴스위크가 19일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미 팔레스타인의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 축출을 요구한 바 있고, 부시 행정부 및 워싱턴 주요 싱크 탱크 내의 몇몇 인사들은 이란, 나아가 사우디 아라비아까지 지목하고 있다는 것이다.뉴스위크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우선 부시 대통령이 지난 달 중순에 이란 국민을 대상으로 발표한 성명을 들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이 보다 더 큰 자유를 향해 미래로 나아갈 경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아프가니스탄 특사를 지낸 잘마이 칼릴자드 국가안보회의(NSC) 자문위원은 이 달 초 워싱턴의 근동문제연구소에서 연설을 통해 개혁주의자인 모하메드 하타미 대통령과 성직자들로 구성된 현 정부가 효율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무력사용 계획을 시사하지는 않았지만 이란 국민들에게 다가가,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국방정책기획단 회의에서는 사우디가 미국의 적이자 ‘악의 핵’이라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돼 파문을 일으켰다. 부시 행정부는 사우디 왕가의 축출을 원치 않는다고 무마에 나섰지만 내부자들 사이에서는 그 가능성에 대한 은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신보수주의 진영에서는 북한, 미얀마와 함께 시리아, 이집트까지도 거론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란 전문가인 케네스 카츠만은 “부시 행정부 내의 사고 유형이 아랍과 이슬람 세계를 현재 상태대로 다루는 것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증진하고 정권을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몇몇 군사 전략가들은 다른 국가들을 전복시키는 것에 대한 논의로 인해 이라크 침공이 방해를 받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유일한 지지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마저 “부시 행정부의 진짜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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