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4인조 모던 록 밴드 크랜베리스(Cranberries)가 19일 오후 7시30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한국 팬들을 만난다. 밴드 결성 10년 만에 처음이며 아일랜드 가수로도 최초의 내한 공연이다.1992년 더블린에서 결성된 크랜베리스는 90년대 중후반 전세계적으로 일대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에서도 홍콩 감독 왕가위의 영화 ‘중경삼림’에 삽입된 ‘드림스(Dreams)’를 통해 그 이름이 알려졌고 이어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에 두번째 음반에 수록되었던 ‘오드 투 마이 패밀리(Ode to My Family)’라는 곡이 삽입되어 빅 히트했다.
국내 판매 30만장, 전세계적으로는 1,500만장이 팔렸다. 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벼운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사람을 잡아 끄는 음악이었다.
크랜베리스가 유난히 영화감독과 CF 감독들에게 사랑 받았던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의 노래는 이어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패션쇼’ 리브 타일러 주연의 ‘엠파이어 레코드’ 드류 베리모어 주연의 ‘보이즈 온 더 사이드’ 등의 영화에도 쓰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귀를 자극했던 것은 돌로레스 오라이오던이라는 여성 리드 보컬의 목소리였다.
아일랜드 정서가 듬뿍 배어있는 단조의 선율을 때로는 읖조리듯, 때로는 꺽꺽대며 노래하는 그의 목소리는 새로운 파격이었고 대부분 밴드의 ‘얼굴 마담’ 수준이었던 여성 보컬의 위치도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이후 한국의 주주클럽 더더 자우림 등을 비롯해 많은 여성 보컬과 밴드들이 크랜베리스의 뒤를 따랐다.
이번 공연은 ‘웨이크 업 앤드 스멜 더 커피’라는 5집 음반 타이틀을 딴 공연 제목과는 달리 10주년을 기념하는 성격도 짙다.
지난 앨범의 ‘애널라이즈(Analyze)’는 물론 ‘드림스’ ‘오드 투 마이 패밀리’ ‘링거(Linger)’ ‘샐베이션(Salvation)’ ‘좀비(Zombie)’ ‘아이 캔트 비 위드 유 (I Can’t Be with You)등 과거 10년 동안 크랜베리스가 불렀던 귀에 익은 노래들을 대부분 들을 수 있다.
최전성기가 지나고 난 지금에야 내한공연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아쉽지만, 오랜 세월로 자연스레 성숙함을 갖추게 된 크랜베리스의 음악은 여전히 매력적일 것이 틀림없다. (02) 399-5888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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