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새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시장에서는 코어비즈니스(core businessㆍ주력업종)를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죠.”건자재 온ㆍ오프라인 통합물류 전문회사인 한국사이버물류 이원동(李元東ㆍ42) 사장은 지난해 790억원에 달한 매출을 올해 460억원으로 축소 조정했다.
여느 최고경영자(CEO)같으면 ‘매출 1,000억원 돌파’를 위해 기를 쓰고 덤빌 시점에 이 사장은 의외로 ‘속편한’ 청사진을 내밀었다. 레미콘 자갈 모래 토사 건축폐기물 시멘트 플라이애시 등 건자재를 산지(産地)에서 공사현장으로 운반하다 올해부터는 레미콘 물동량을 포기했다.
“경쟁사들이 워낙 많고 영세해 표준원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 업체의 독주보다는 다수의 업체가 동의하는 ‘건자재 물류 스탠더드’를 만드는 일이 시급합니다.”
한국사이버물류는 물동량이 생기면 지입차량을 구해 운반하던 주먹구구식 물류에서 탈피했다. 수도권 56곳 건자재 산지의 연중 생산계획을 토대로 연간 물류계약을 체결하고 자사와 40여개 지입차량 업체의 덤프트럭 900여대를 네트워크화, 물동량이 생기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차량을 현장으로 보내는 식이다.
차량 1대당 10시간 기준 회전수(운행횟수)도 5.3회로 일반 물류업체보다 30% 이상 많다. 이 덕분에 사업 시작 2년만에 건자재 물류시장의 35%를 점유하면서 약 2,000만 루베(㎥)의 건자재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다.
이 사장은 2년 내에 전체시장의 50% 이상을 네트워크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 사장은 “덤프트럭 49대로 시작해 2년만에 900여대로 늘렸다”며 “건자재 사이버물류 분야는 처녀지이기 때문에 개척의 묘미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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