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리고 있다. 실무 대표 접촉에서 주요의제가 이미 설정돼 있고, 북한측이 어느 때보다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북측 대표단은 인천공항 도착성명에서 “이미 상정된 모든 문제에 대해 훌륭한 합의를 이룩해야 한다” 며 “그것을 과감하게 실천하는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할 것”이라고 회담의 순항을 예고했다.
북한은 시장경제원리 도입 등 본격적인 경제개혁에 착수했고, 부산 아시안게임 참가를 결정하는 등 개방을 염두에 둔 근본적인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회담에 적극 임하는 게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을 바라보는 남한측의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선제공격으로 우리해군 24명을 사상(死傷)케 한 서해도발 이후 북한을 회의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많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서해도발에 대해 일방적인 애매한 사과만을 할 뿐, 공개석상에서의 언급은 전혀 없다.
사과를 결정하는 북한체제의 복잡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최소한의 역지사지(易之思之) 만 해도 얘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은 9개월 만에 재개된 이번 회담에서 경의선 연결과 금강산 육로관광 및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방침이다.
남한이 이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최대의 카드는 두 말할 것 없이 식량지원 등 경제협력이다. 남한이 이들 세 부분에서 합의를 이뤄낸다 해도, 중요한 것은 북한이 얼마나 이를 성실하게 이행ㆍ실천하느냐이다.
세 부분 모두가 이미 합의됐던 사항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합의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를 이행토록 하는 실천력을 구체적이고 실효적으로 담보하는 것이다.
회담의 성패가 합의에 있는 게 아니고, 이행과 실천에 달려 있음은 새삼 재론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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