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하는 심장병 환자에게 자신의 피를 수혈하는 심장 수술이 국내 처음으로 시술됐다.인제대 서울백병원 흉부외과 김용인(사진) 교수는 최근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 판막과 대동맥 판막이 잘 닫히지 않는 복합판막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44세 여성에게 ‘역행성 자가혈 충전법’을 시술했다. 이 환자는 정상적인 헤모글로빈 수치를 보이며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심장수술을 할 땐 인공심폐기에 충전수액을 채워 흐르게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지면 다른 사람의 혈액을 수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역행성 자가혈 충전법은 인공심폐기의 충전수액을 절반(1리터)정도 빼낸 뒤, 환자의 피를 인공심폐기로 역행시켰다가 충전수액과 함께 다시 환자에게 공급하는 방법이다.
김 교수는 “이 환자는 2개의 판막을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종교적 신념 때문에 수혈을 거부해 자가혈 충전법을 쓰지 않고는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선진국에서는 수혈에 따르는 부작용 즉 면역성이 떨어지는 점과 혈액으로 전파되는 감염질환 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자가혈 충전법이 점차 널리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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