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학작가회의(이사장 현기영ㆍ 玄基榮)가 일제 시대 친일 문인들의 과오를 공개적으로 사과한다.작가회의는 광복 57년 기념일 전날인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문인의 친일 행위에 대해 문학인의 이름으로 속죄ㆍ자성하고,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한다.
지금까지 일제하 하동군수를 지낸 이항녕씨, 소학교 교원생활을 했던 김남식씨 등 친일행적에 대한 개인적 참회와 속죄 사례는 더러 있었다. 종교계에서는 천주교의 2000년 대희년 참회와 기독교계의 ‘21세기 한국기독교 신학선언’ 등 과거사 청산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개별 창작활동을 하는 문화예술계의 특성상 문단이 선배문인들의 친일행적을 집단적으로 사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작가회의는 이날 한일문제 연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이사장 조문기ㆍ 趙文紀)와 공동으로 작성한 친일문인 명단도 함께 공개한다. 강형철(姜亨喆) 작가회의 상임이사는 “14일 회견은 과거사에 대한 문단의 고해성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공개되는 친일 문인은 곽종원 김동인 김동환 김기진 김문집 김상용 김소운 김안서 김용제 김종한 김해강 노천명 모윤숙 박영호 박영희 박태원 백철 서정주 송영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무영 이서구 이석훈 이찬 이헌구 임학수 장혁주 정비석 정인섭 정인택 조연현 조용만 주요한 채만식 최남선 최재서 최정희 함대훈 함세덕 홍효민 등 42명.
가장 많은 작품을 발표한 사람은 이광수(103편)이고 주요한(43), 최재서(26) 김용제(25) 김동환(22)이 뒤를 이었다. 친일명단과 작품 목록은 다음주에 나올 계간 ‘실천문학’ 가을호에 실린다.
그러나 일본어로 작품을 썼지만 항일의식을 드러냈다거나, 친일 작품이 1,2 편 정도인 작가는 제외하기로 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지용 이효석 유치환 김정한 김사량은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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