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집중호우로 몸살을 앓은 7일 밤 일본에서는 최용수(이치하라)와 박지성(교토)이 J리그에서 골세례를 퍼부으며 각각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마침 김남일(전남)의 프로무대 복귀전이 비로 취소돼 아쉽던 터라 이들 월드컵 태극전사의 활약은 나름의 위안이 됐다.
박지성 등은 월드컵 이후 J리그에 복귀하면서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팬들에게도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은 그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J리그 올스타전 팬투표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들은 물론 태극전사의 간판 골잡이 황선홍(가시와)도 동ㆍ서부로 편을 가른 2개의 팀 베스트11에서 제외됐다.
우리 K리그도 양상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올스타전 팬투표 집계결과 국내파 태극전사 14명중 13명이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월드컵에서 실력이 검증된 태극전사에 대한 팬들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고, K리그의 인기폭발도 월드컵과 무관치 않은 점을 볼 때 이는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그러나 6골로 득점순위 1위인 다보(부천)와 용병 최고 몸값의 샤샤(성남ㆍ5골) 등 외국인 선수는 단 1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건 아쉬움을 남겼다. 이들은 그나마 감독추천선수로 뽑혀 올스타전에 나설 가능성은 남아 있다.
K리그에는 또 태극전사 못지않은 기량과 가능성을 발휘하고 있는 국내 선수들이 적지 않다. 192㎝의 큰 키에도 발로만 5골을 기록, 3명의 용병과 함께 득점순위 2위인 우성용(부산)과 4경기 연속골을 뽑아낸 신병호(전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발재간과 판단력, 스피드 등에서 황선홍을 이을 대형 스트라이커로 손색이 없다.
K리그가 더욱 인기를 누리려면 새로운 스타가 계속 나와야 한다. 이는 팬들의 애정없이는 불가능하다. 물론 팬들을 사로잡을 만한 기량과 매너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앞서야 겠지만 팬들도 태극전사에만 매달린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힘들다.
태극전사와 용병, 그리고 우리의 비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를 치열하게 누비고, 팬들도 열린 마음으로 고른 애정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월드컵은 흘러간 역사일 따름이다. /전 대표팀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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