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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민주 '새집짓기'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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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빠진 민주 '새집짓기' 급물살

입력
200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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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측이 8일 재보선 참패를 확인한 직후 당내 신당 창당 논의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다시 방향을 바꿈에 따라 신당 추진속도가 급 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노 후보측은 나아가 민주당 틀 내에서의 후보 재경선을 고집하지 않고 신당에서 대선 후보를 재선출하는 방식도 수용키로 해 신당 논의는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됐다.

노 후보측 정동채(鄭東采) 비서실장이 이날 한 때 '선(先) 후보 재경선, 후(後) 신당 논의'를 주장했으나 한화갑(韓和甲) 대표측과의 조율을 거치면서 강경 입장을 상당부분 철회, 신당론의 대체적 원칙에 합의했다.

한 대표는 이날 밤 "9일부터 당의 공식기구에서 신당을 논의,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신당 추진을 기정사실화했다. 노 후보는 9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입장 변화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노 후보측의 방향 선회

노 후보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틀 내에서의 후보 재경선 주장을 굽히지 않다가 전격적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재보선 결과에 따른 당내 분위기를 감안한 결과다.

노 후보측 천정배(千正培) 정무특보는 이날 오후 "신당 반대가 노 후보의 뜻은 아니다"면서 "노 후보는 후보 재경선과 병행해 당내의 민주적 절차에 따라 신당 논의가 진행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방향을 수정했다.

노 후보측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신당 논의 허용으로 민주당 틀 내에서의 재경선 주장도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면서 "신당에서 노 후보의 후보 지위가 상실되면 그 뒤 다른 경쟁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후보 재선출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후보는 신당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 후보측은 또 당내에 공식적 신당 논의기구가 뜰 경우, 먼저 신당의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이는 노 후보가 밝힌 대로 '과거 지향적 신당'은 안 된다는 뜻이며 노 후보 지지 세력이 신당 논의기구에서 신당의 이념과 노선에 대해 철저한 논쟁을 벌일 것이라는 예고다.

노 후보측은 또 8월 말~9월 초까지는 신당 논의가 매듭지어져야 하고 재경선은 국민경선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 이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신당 추진 세력의 움직임 및 향후 전망

한때 노 후보측 정 실장의 강경론이 전해지자 김영배(金令培) 상임고문, 박상천(朴相千) 정균환(鄭均桓) 최고위원 등 중도 입장의 신당 추진 세력도 노 후보에게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친노(親盧), 반노(反盧) 세력에 모두 거리를 두고 있는 당내 제3세력인 김원길(金元吉) 박상규(朴尙奎) 천용택(千容宅) 의원 등도 "신당을 만든 뒤 후보를 재선출하는 것이 노 후보에게 도움이 된다"며 노 후보와 접촉, 설득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번 노 후보_한 대표 회동 때 신당에서의 대선후보 재선출에 노 후보가 합의해 놓고도 태도를 바꿨다"며 숨은 얘기를 공개, 노 후보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노 후보가 신당 논의의 물꼬를 텄기 때문에 논의의 출발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당 창당 방식으로 민주당 해산을 주장한 이인제(李仁濟) 의원계 반노 그룹의 입장이 당내 갈등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고태성기자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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