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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이 또 완패한 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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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이 또 완패한 재·보선

입력
200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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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초전이자 미니 총선으로 불린 8ㆍ8 재ㆍ보선에서 민주당이 6ㆍ13 지방선거에 이어 또 완패했다.국회의원 13명을 뽑은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호남 2곳과 북제주를 제외한 10곳에서 완승했다.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의석(137석)을 1석 넘긴 138석을 확보, 정국주도권의 장악과 함께 12월 대선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민주당은 내심 수도권에서 2석 정도를 기대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지방선거 때처럼 현정권을 무능하고 부패한 집단으로 몰아붙인 한나라당의 전략은 막바지에 이르러 민주당의 이회창 후보 두 아들 병역비리 의혹제기로 한때 주춤했으나 크게 지장 받지 않았다.

민주당 참패와 한나라당 완승으로 압축된 재ㆍ보선 결과는 대선 정국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세를 몰아 ‘이회창 대세론’을 굳히려 하겠지만, 민주당은 병역비리 의혹 등 이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전략을 구사하면서 신당 창당을 통해 위기 탈출을 모색하려 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무차별 폭로전과 무한정쟁의 기승으로 정치판의 혼탁이 극에 달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민주당의 신당창당을 ‘반역사적 반민주적 망동’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민주당이 어떤 형태의 신당을 만드느냐는 두고 봐야 하고 이에 대한 최종심판은 국민의 몫이지만, 분명한 것은 민주당이 신당창당에 나설 명분이 약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국민참여 경선으로 뽑은 후보를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갈아치우자는 발상은 민주주의 상식에 크게 어긋난다.

선거 참패의 책임을 놓고 내홍(內訌)에 휩싸이고 여기에 지도력부재가 가세할 경우 민주당은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번 재ㆍ보선은 잠정집계 29.6% 라는 전국규모 선거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정치권은 최악의 투표율이 주는 민심의 메시지를 읽는 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무차별 폭로에 식상해 하고 끝없는 정쟁에 신물 나 있는 국민들이 정치에 등을 돌리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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